“한국기업들이 참여하는 입찰에는 다른 나라 업체들은 아예 참가 자체를 포기하는 일도 많습니다. 특히 플랜트 분야에서 이런 일이 많은데 가격 대비 기술력이나 시공능력에서 우리와는 경쟁하기 어렵다는 얘기죠” 현대건설의
김영택 쿠웨이트 지사장은 현지 한국기업의 위상에 대해 이 같이 이야기 한다.
김 지사장은 “공사형태가 다양화 되고 기술집적 공사로 변화하면서 우리 업체들의 능력이 더욱 돋보이게 됐다”며 “다만 입찰 때 현지대리인 선정을 의무화하거나 현지제품 사용 규정을 강화하는 등 까다로운 규제가 속속 등장해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해외공사 수주전은 총칼을 들지 않았지 전쟁과 다름없다”며 “우리의 수주 패턴이 과거 저가 위주로 무조건 따내고 보자는 식에서 수익성을 꼼꼼하게 따지게 되면서 현장의 정보를 챙겨야 하는 해외 지사들의 역할도 커졌다”고 말했다.
특히 김 지사장은 “현대건설의 경우 공사 수행 경험과 실적이 있고 수익성이 양호한 공사를 먼저 선별한다”며 “오일 및 가스플랜트와 발전소, 대형 항만과 교량 위주로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업체들끼리의 경쟁에 대해 김 지사장은 “관심 분야가 같아 경쟁하지 않을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현재에는 수주물량도 많이 나오고 과거 현지에서 우리업체끼리 과당경쟁으로 손해를 보는 사례를 거울삼아 선의의 경쟁만 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현장 직원들은 새벽 5시에 출근해 섭씨 40도를 넘는 온도에 뙤약볕과 싸우며 일하다 오후 7시나 되야 숙소로 돌아옵니다. 70~80년대 열악한 환경의 해외현장에서 일하던 선배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진정한 애국자죠” 김 지사장은 올해 들어 해외근로자에 대한 근로소득세 면세 혜택이 크게 줄었다며 그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정부의 지원 대책이 나왔으면 한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