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그린스펀 믿는게 있나…

"단기 어려움 불구 경기낙관" 금리인하와 거리앨런 그린스펀(사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28일 하원 청문회에서 미 경제 장기 전망에 낙관적 견해를 나타내며 금리 조기 인하를 사실상 부인한 배경에 대해 월가의 해석이 분분하다. 월가 상당수 전문가들은 그가 이번 청문회를 통해 경기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과 함께 어떤 형태로든 공격적 금리인하를 시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특히 27일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거의 5년만에 최저치인 106.8을 기록하고 1월 내구재 주문량도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이 같은 전망이 나올 것으로 확신했던 것. 그러나 이 같은 예상과 달리 그린스펀은 비록 단기적인 어려움에도 불구, 미 경제의 기술발달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미 경기 전망이 낙관적이란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의외로 받아들이면서도 그린스펀 의장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전미구매자협회(NAPM) 지수나 소비심리를 가늠할 만한 내부정보에 근거해 이 같은 발언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메릴린치의 수석 경제학자인 매리 데니스는 "2월달 경제지표가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린스펀 의장이 2월 경기상황을 언급한 것은 흥미로운 일"이라며 "아직 발표되지 않은 자동차나 소매판매 등 관련 경제지표를 참고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일각에서는 경기에 대한 낙관적 발언을 통해 경기회복의 관건인 소비심리 위축을 방지하려는 의도가 함께 깔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을 경우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이에 따라 경기둔화가 더 심각해 질 것을 우려한 그린스펀의 선택이란 견해다. 그린스펀의 이 같은 경기낙관론에 대해 월가 일부에서는 단기적으로 금리인하 지연에 따른 주가하락이란 악영향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미국과 세계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의 낙관적인 전망이 틀린 것으로 판명될 경우 미 경기상황은 더욱 악화되면서 금리인하가 경기 부양과 주가상승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극히 어려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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