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구촌 FTA 열풍가속

中-아세안 체결계기로 급속도로 확산자유무역협정(FTA) 열풍이 전세계를 휩쓸며 세계 경제지도를 빠르게 재편시키고 있다. 각국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좇아 세계 곳곳으로 FTA의 촉수를 뻗치고 있는 가운데, FTA는 이제 세계무역기구(WTO)라는 국제 자유무역의 틀과 함께 세계 무역을 떠받치는 양대 체제로 굳혀지고 있는 것. 이 가운데 아시아 지역은 특히 지난 4일 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위한 기본 협정에 서명한 것을 계기로, 세계 FTA 총력전의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 중국 의식해 아시아 FTA 급물살 캄보디아 아세안 정상회담은 최근에야 세계의 FTA 대열에 본격 합류한 '늦깎이' 아시아에 큰 전환점을 마련했다.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지난 4일 중국-아세안간 기본협정 체결. 총 인구 18억명, 교역액 1조2,000억달러라는 거대한 자유무역지대 설립이 한 발짝 현실로 다가온 것이 주변국들의 긴장과 경쟁심에 불을 지핀 것. 이에 일본은 5일 부랴부랴 아세안과 FTA 창설을 목표로 한다는 공동선언문에 서명, 10년 내에 4조9,000억달러 규모의 자유무역지대를 일구겠다는 의욕을 보였고, 그동안 아세안과 교역이 부진했던 인도도 중국의 야욕을 의식, 아세안에 10년 이내에 FTA를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인도는 "지금의 양자간 경제교류는 인도와 아세안의 힘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뒤늦은 교역관계를 만회하려 하고 있다. 최근 칠레와 처음으로 FTA를 타결한 우리나라 역시 아세안에 손길을 내밀고 있다. ▶ 물밑 '짝짓기'속속 성과낼 듯 지난 연말까지 WTO에 통보된 FTA 체결 건수는 총 214건. 이후에도 일본-싱가포르 등이 협정을 체결했으며, 타결이 임박한 협상까지 포함하면 올해 수십 건이 이에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FTA에 가장 공격적인 나라는 미국. 미국은 연내 칠레, 싱가포르와의 협상을 매듭짓고 내년부터는 중미 5개국과 남아프리카 5개국, 모로코 등과의 FTA 체결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일부 중동, 아시아 국가들도 협상 대상국으로 점 찍어둔 상태다. 이밖에 싱가포르가 오는 2004년까지 뉴질랜드, 칠레와 3자간 협정을 체결할 계획이며, 일본도 이달 중 멕시코와 1차 협상을 갖는 등 뒤늦은 출발을 만회하기 위해 발빠른 태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 기존 경제블록과 대륙을 넘나드는 자유무역의 '짝짓기'는 앞으로 한층 활성화될 전망이다. ▶ 왜 FTA인가 선진국, 개도국 할 것 없이 FTA 체결에 총력전을 펼치는 것은 무엇보다 경제적인 이익을 누리기 위해서다. FTA를 체결하면 상대국과의 관세 및 수입제한 조치를 철폐해 무역 장벽을 완전히 없애게 되므로, 상호 교역이 급속도로 확대될 수 있다. 게다가 경제정책 등에 있어서는 각국이 자율을 유지할 수 있어 협정 체결에 따르는 부담도 크지 않다. 또 FTA 체제를 배격할 경우 직면하게 되는 수출환경 악화와 경제적인 고립 등 온갖 문제를 감안할 때, 각국은 사전 대비 차원에서라도 FTA의 폭을 넓힐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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