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돈 벌려면 시장과 반대로 움직여라"

■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 테리 번햄 지음, 갤리온 펴냄<br>인간의 두려움·욕심이 '비합리적 시장' 불러<br>최근 서브프라임 사태·주가폭락이 그 결과<br>"시장이 열광하는 상품 팔고 쓰레기는 사라"



경제 행위를 포함한 인간의 모든 행동은 과연 얼마나 합리적일 수 있을까? 과거의 경제학과 인간 행동학은 그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오늘날 학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최근 행동경제학과 신경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전통적 가설에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테리 번햄 전 경제학 교수는 '도마뱀의 뇌'라는 흥미로운 개념을 도입, 현대 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내놓는다. 사람들의 비합리적인 행동이 최근의 글로벌 주가 폭락과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부 대출) 부실 사태 등을 초래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이 시장 혼란 초래 = 번햄은 인간이 가진 이해할 수 없는 감정 즉, 두려움ㆍ공포ㆍ욕심 등으로 인해 합리적이어야 할 시장은 혼돈에 빠져든다고 말한다. 오랜 세월 우리의 유전자에 각인돼 온 '도마뱀의 뇌'로부터 비열한 시장이 생겨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인간의 뇌는 매우 보수적이어서 인류가 수렵이나 채집을 하던 시대에 형성된 뇌 구조가 아직도 남아 현대 사회에 치명적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번햄은 "비열한 시장이란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기회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시장"이라며 "비열한 시장에서 우리의 '도마뱀의 뇌'는 가격 폭락 직전에 매수하라고 고함을 치고, 상승장 직전에 공포에 떨며 매도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이렇듯 인간이 비이성적으로 행동해 시장이 합리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돼 결국 주가 폭락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 '비열한' 일들이 벌어진다는 논리다. ◇"시장이 열광하는 상품은 팔고, 버리는 쓰레기는 사라" = 저자의 논리에 따르면 도마뱀의 뇌를 제대로 통제하고 시장의 비열한 행동 패턴을 통찰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막대한 재산을 모을 수 있었다. 월가의 금융 투자자로 유명한 알프레드 체치는 "나는 시장의 비합리성 덕에 먹고 산다"고 말했을 정도다. 돈을 벌고 싶다면 시장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반대로 움직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미래에도 주식이 과거처럼 다른 투자 대상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 때문에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과거의 패턴이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하고 미래의 시장을 예측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부동산에 대한 번햄의 충고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부동산에 관해 작동하고 있는 시장과 반대로 행동하라"며 "고정 금리 담보대출을 선택하고 당신이 꿈꾸는 집보다 더 작은 집을 선택하라"고 말한 바 있다. 오늘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을 정확히 예언하는 지적이 아닐 수 없다. 끝으로 그는 현재의 시장에서 부자가 되는 8가지 방법에 대해서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을 덧붙인다. 그가 말하는 8대 법칙의 골자는 '위험을 줄이고 안전한 자산과 고정 수입을 확보하라'는 것. 최근 미국 발 글로벌 경제 침체를 예측한 것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