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물은 경쟁력이다] 3. 미래의 물관리 정책

'하늘ㆍ땅ㆍ바다 속에 숨어있는 물을 찾아라.'대구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금호강 지류인 신천은 수십년만에 처음 맞는다는 올 봄 최악의 가뭄 속에서도 많은 물이 흘러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적셨다. 봄 가뭄 때면 언제나 물 부족으로 원망의 대상이 됐던 낙동강 수계에 이 같은 일이 가능한 것은 하수 처리수를 재활용한 대구시의 노력 덕분. 대구시는 신천 하류에 있는 하수처리장에서 하루 10만t의 물을 정수해 상류지점으로 보낸다. 이 물이 되흘러 만성적인 물 부족을 조금이나마 해결한 것. 좀 더 노력하고 주위를 둘러보면 숨은 물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사례다. ◆ 지하수는 천연 물탱크 연간 강우량만 보면 우리나라는 절대 물이 부족하지 않다. 한꺼번에 쏟아졌다 한꺼번에 바다로 흘러간다지만 상당량의 물은 매년 지표면을 뚫고 지하로 흘러든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지하수조사연보(99년말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하수의 총이용량은 39억t 정도로 국내 연간 물 이용량(330억t)의 10%를 조금 넘는다. 이중 제주도 양어장에서 사용되는 7억t을 제외하면 32억t 정도의 지하수만 활용되고 있다. 하늘로 날아가는 물을 뺀 땅속 순환수(지저유출량) 228억t 중 20% 미만만 활용되는 셈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조민조 박사(지하수사업단장)는 "우리나라 지하수는 선진국에 비해 50% 수준만 활용되고 있다"며 "물 부족을 해결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지하수 개발"이라고 말한다. 천연의 물탱크인 지하수가 물부족을 보완하는 충분한 대안이라는 이야기다. ◆ 또 다른 가능성 '인공강우' 지난 6월 14~15일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봄 가뭄에 시달렸던 중국 베이징시에 소나기가 수차례 쏟아졌다. 시민들은 마른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고 번개가 치다 한바탕 쏟아지는 소나기에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베이징시가 쏘아 올린 최우탄이 만든 기상 요술이었다. 우리나라도 지난 6월14일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했다. 기상청 실험팀이 경남ㆍ북 경계지역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려 경주ㆍ구미ㆍ대구에 0.4㎜~1㎜의 강수를 내리게 했다. 이 실험에 참여했던 서애숙 기상청 원격탐사연구실장은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용역회사까지 있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걸음마 수준"이라면서도 "6년 뒤인 2007년 전까지는 실용화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 쓰고 또 쓰고, 물도 재활용품 종이나 플라스틱만 아니라 물도 재활용품이다. 물 재활용은 하수처리수 재이용과 중수도(사용한 수돗물을 자체 정화한 물) 설치 등 크게 두가지. 지난 봄 가뭄 때 충남 천안시 용곡동 등지에서는 시가 하수처리한 물을 하천에 버리지 않고 농업용수로 재활용해 어렵지 않게 모내기를 끝냈다. 천덕꾸러기 하수처리장 방류수도 활용하기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9월 준공을 앞둔 광주월드컵경기장은 인근 수영장 배출수를 재활용한 중수도로 화장실 청소 및 잔디 조경수 등 각종 허드렛일에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경기장측은 비상용 물탱크 등 시설투자에 4억6,000만원이 들어갔지만 연간 1억6,000만원 정도 물값을 줄일 수 있어 3년이면 투자액을 모두 회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연간 오수배출량은 수돗물 공급량(58억t)보다 많은 65억t에 달해 오수재활용이 새 상수원 개발보다 비용이 싸고 효과도 크다고 지적한다. ◆ 바닷물로 민물을 만든다 바닷물을 증발시키거나 전기분해해 민물을 얻는 것은 일반 정수보다 비용이 2.5~5배 들어 아직은 부담이 너무 크다. 하지만 물을 전혀 얻을 수 없는 중동이나 섬에서는 가장 주목하는 수자원 개발방식이다. 해수담수화는 간단히 말해 물통에 바닷물을 넣고 화력이나 원자력으로 열을 가해 증류수를 만들어 모으는 것. 장인순 원자력 연구소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해수담수화를 통해 공급되는 물의 양은 하루 기준으로 2,000만t이며 2010년에는 3,600만t에 달할 것"이라며 "원자력을 이용한 해수담수화의 경우 화력보다 경제성이 높아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담수화는 두산중공업이 세계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인정받아 상당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제주도 등 28개 섬지역에서 소규모 시설들을 가동하고 있으며 2005년까지 48곳에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홍병문기자 ◀Back▲Top | | || |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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