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영화 흥행 중심에 '신예감독 3인방' 있다

'7급 공무원' 신태라, 시사회 반응 보며 재편집, 관객 300만 돌파<br>'인사동 스캔들' 박희곤, 감독의 철학 전달보단 즐길만한 영화 초점<br>'김씨 표류기' 이해준, 참신한 소재·잔잔한 감동으로 공감 이끌어

(맨 왼쪽부터) 신태라 감독, 박희곤 감독, 이해준 감독

한 달 만에 관객 300만명을 돌파한 신태라 감독의 영화 ‘7급 공무원’

침체의 늪에 허덕이던 한국영화계가 신예 감독들의 활약으로 다시 약진하고 있다. 약진의 앞에 있는 이들은 ‘7급공무원’의 신태라,‘ 인사동 스캔들’의 박희곤,‘ 김씨 표류기’의 이해준등 30대 신예 감독들이다. 4~5월 극장가에 참신한 소재로 외화에 맞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그들의 흥행비결을 들어봤다. ◇한 달 만에 300만 관객 돌파 = ‘7급공무원’의 신태라 감독은 지난 2007년 스릴러‘검은집’으로 150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데뷔했다. 스릴러를 연출했던 신감독이 후속작으로 고른 작품은 의외로 코미디 영화인 ‘7급 공무원’이었다. 평소 유쾌한 성격의 신감독과 잘 어울린다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연출을 맡은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7급공무원’은 개봉 한달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개봉된 국내 영화 중 최고의 흥행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할리우드의 상업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적 상황에 맞게 재구성한 게 적중한 것 같다”며 “6급, 5급공무원 등 후속작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게 중심을 오로지 코미디에 맞췄던 그는 시사회를 하는 중에도 관객을 반응을 보아가며 편집 작업을 이어갔다. 7급 공무원이 선사하는 웃음은 그 같은 신감독의 노력의 소산인 셈이다. ◇미술계 소재로 한 작품 호평 = 박희곤 감독의 데뷔작 ‘인사동 스캔들’은 개봉 3주만에 100만관객을 훌쩍 뛰어넘으며 순항하고 있다. 상영 3주가 넘었는데도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및 해외 대작이 잇달아 개봉하면서 관심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박감독은 “우연히 접한 인사동 스캔들 시나리오를 보고 이런저런 조언을 하다가 얼떨결에 메가폰을 잡게 됐다”며 “첫 작품인데다 제작비만 37억원이 투입된 탓에 개인적인 색깔과 시각 보다는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색깔을 최대한 억제한 작품이다. 그는 “다른 감독들이 영화를 만들면서 철학을 이야기 하는데 어떻게 그런 여유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감독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보다는 관객이 즐길만 한 영화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박감독은 그러면서도 “내가 현실에 너무 빨리 영합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천하장사 마돈나’에 이은 기대작 = ‘김씨 표류기’를 연출한 이해준 감독은 2006년 ‘천하장사 마돈나’로 각종 영화제의 신인 감독상을 휩쓴 유망주다. 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각박한 현대사회에 ‘소통’이라는 주제를 참신한 아이디어로 풀어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에 있는 ‘무인도’인 밤섬을 소재로 사용해 촬영 시작 전부터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김씨 표류기는 개봉 이후 ‘스타트랙’ ‘천사와 악마’ ‘터미네이터4’ 등 해외 대작들과의 경쟁에서 폭 넓은 관객층을 대상으로 인기를 얻어 개봉 첫 주말에 3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 감독은 “워낙 대작들이 많이 개봉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관객의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며 “마음을 다 바쳐서 작업한 만큼 관객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 소외됐다고 생각하는 그가 만든 작품에 관객들이 공감을 표했다. 그가 얘기하고자 하는 소외란 주제는 어쨌든 소통에 성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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