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행진, 정유사들 수익성 악화 우려SK(주), LG칼텍스정유 등 국내 정유사들이 유가상승에 대한 대응책 부재 등으로 채산성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유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으나 정유사들은 원가상승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데다 원가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가격정책을 통해 석유류 수요 억제책을 추진할 경우, 정유사들은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석유류 수입부담금의 상향조정 등을 통한 가격정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5부제 추진 등의 수요억제책을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정유사들이 수입하는 원유 물량중 선물계약분은 전체의 2%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유가를 정확하게 전망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데다 국제 원유가 상승과 함께 각종 선물가격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지난 1·4분기 중 두바이산 기준 평균 유가는 배럴당 24달러수준이었으나 4월에는 22달러로 뚝 떨어졌다』며 『선물거래 비중을 높였다가 유가가 떨어지면 큰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어 선물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원가측면에서 효과적인 위험회피수단이 없는 반면 정유사들은 휘발유 등 국내유류의 소비자 가격을 제대로 인상하기 어렵다. 공급물량이 수요를 훨씬 웃돌아 원가상승분을 충분히 제품가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해외 메이저들은 충분한 유전을 확보하고 있어 선물거래 등에 따른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능력이 국내업체들에 비해 훨씬 크다』며 『해외 유전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등 근본적인 대책이 없으면 유가상승과 함께 정유사들의 수익성도 악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문재기자TIMOTHY@SED.CO.KR
입력시간 2000/09/1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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