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유엔 사무총장 확실시 되는 반기문 장관

반기문 통상외교부 장관이 3일 새벽 실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4차 예비투표에서 다시 1위를 차지한 것은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예약한 것이나 다름없다. 5개국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반대가 없는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결정됐다는 분석이다. 마무리를 잘해 9일 안보리의 본 투표와 본 회의 인준을 무난히 통과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시대를 열기 기대한다. 지난 2월14일 반 장관이 출마선언을 했을 때 국내에서 조차 설마 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분단국 출신이라 당선 보다는 출마 자체로 국가 위상과 브랜드 제고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미국 조차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7월24일의 1차 예비투표부터 3차 투표까지 1위를 차지했고 4차 투표에서는 15개국 중 반대표 없는 14표를 얻어 이 같은 회의적 시각을 완전히 불식시켰다. 반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선출이 사실상 확정된 것은 더없이 기쁜 소식이자 개천절과 추석 선물로 개인은 물론 국가의 영광이기도 하다.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쾌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분단국이란 아픔을 딛고 경제발전 등 국력 신장과 평화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국민의 피눈물 나는 노력을 국제사회가 인정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미얀마의 우탄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유엔 사무총장을 예약했지만 할 일이 태산 같다. 유엔 사무총장은 회원국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공평하게 조정하는 고난도의 외교력이 요구되는 유엔의 실질적인 수장이다. 유엔은 2차 대전 후 냉정시대를 거치면서 세계 평화와 경제발전 및 인권신장 등에 큰 기여를 했지만 불투명성과 비효율성에다 강대국 중심의 운영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바로 유엔 위상 재정립이 반 장관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외교력은 물론 경영능력까지 요구된다. 36년간의 외교관 경험을 바탕으로 유엔 개혁의 밑 그림을 새롭게 그린다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시대를 조용하면서도 알차게 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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