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고강도 구조조정 있어야 추가지원" 메시지

■ 美정부 "GM 자구노력 미흡" 압박… 왜고너 결국 퇴진<br>"車산업 경영진·노조·채권단 희생 감수 나서야"<br>NYT "크라이슬러는 독자 생존 회의적" 보도

미 정부가 자동차 업체의 경영진 사퇴를 종용하는 등 ‘직접 개입’ 카드를 꺼내든 것은 채권단ㆍ노조의 양보 등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 없이는 차 산업에 대한 추가 지원도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으로 파악된다. AP통신은 미 정부는 양사가 제출한 구조조정 계획서를 살펴본 뒤 추가 금융지원을 보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미 정부가 양사에 추가적인 단기 구제 금융 및 연구개발(R&D)을 조건으로 한 중장기 자금 등을 투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최근 “차 산업을 망하게 둘 수 없다”며 이들 업체에 대한 지원 의사를 사실상 표명했다. 이 가운데 나타난 정부의 선회 방침은 이미 174억달러 규모의 정부 자금이 투입된 제너럴모터스(GM)ㆍ크라이슬러의 자구 노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양사 경영진과 채권단ㆍ노조는 잔존 채무를 3분의2까지 줄이고 퇴직연금펀드에 현금 대신 주식 적립을 허용할 것을 수용하라고 노조에게 요구하는 등의 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는 고위직 임원의 임금을 삭감하고 평균 노동비용을 일본 메이커 미국 법인 수준으로 내리는 조치 등도 포함된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지난주 말까지 (자구안에 대한 협상이) 거의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양사 모두 30일 정부 발표만을 기다리며 손을 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백악관의 자동차산업 태스크포스는 GM과 크라이슬러 모두 경영진과 노조ㆍ채권단ㆍ주주 등이 추가적인 희생을 감수하지 않을 경우 어느 회사든 파산하게 내버려둘 수 있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태스크포스의 대표 고문인 스테판 라트너는 이달 “파산이 목표는 아니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릭 왜고너 GM 최고경영자(CEO)의 퇴임은 양사의 노조ㆍ채권단 등에 대한 압박 카드로도 적당하다는 평가다. 왜고너는 지난 1977년 GM에 입사해 2003년 5월 회장 및 CEO 자리에 오른 ‘GM통’으로 업무 능력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왔다. AP통신은 “정부 입장에서는 변화의 증거 없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게 힘들다”며 “이번 퇴임은 노조ㆍ채권단 등에게 추가적인 희생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정부의 암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고 평했다. AFP통신은 이어 이번 조치가 더 많은 경영진의 물갈이가 정부 지원의 조건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왜고너의 사임은 구제 금융 사기업의 전횡에 대한 비난 여론을 상쇄하고 정부 지원을 위한 이론적 토대도 제공해준다는 평을 얻고 있다. 한편 미 정부는 크라이슬러의 독자 생존 가능성에 더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NYT는 “GM의 경우 비용 절감이 뒤따른다면 독자 생존이 가능할 것이지만 크라이슬러의 미래에는 의문이 든다”고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정부가 크라이슬러에 다음달 말까지 피아트와의 제휴 협상을 마무리 지으라고 요구한 점도 이 같은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GM은 지난 2월 총인력의 20%에 가까운 4만7,000명을 해고하고 4개 핵심 브랜드에 치중하겠다는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 크라이슬러는 당시 회사 분할이나 소형차 기술 이전의 대가로 피아트로 지분(35%)을 넘기는 방안 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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