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자금 400조 물꼬터라

서경포커스 `40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이 경제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물꼬를 터라` 금리인하, 추경예산편성 등 경기를 살리기 위한 직접적인 수단을 거의 다 동원했지만 시중에 넘쳐나는 돈이 산업자금으로 선순환되지 않고 투기자금화해 경제를 자꾸 꼬이게 하고 있다. 풍선의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거지고, 정부는 이를 잡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더 큰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26일 국민은행이 판매한 국민카드사의 자산유동화증권(ABS)과 하이브리드(hybridㆍ신종자본증권)는 순식간에 3,000여억원어치나 팔렸다. 국민카드의 ABS는 은행창구가 문을 열자마자 동이 나 뒤늦게 신청한 사람들이 격력히 항의하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이에 앞서 외환은행이 1,500억원어치를 판매한 하이브리드도 지난 주 단 하루반만에 팔렸다. 아파트 등 부동산시장을 틀어막으니 조금이라도 너 비싼 금리를 주는 쪽으로 부동자금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는 은행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는 `함정`이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 같은 고위험에도 고수익을 좇아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주식쪽으로 돈이 쏠리지는 않고 있다. 부동자금이 산업자금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재정ㆍ금융은 물론 산업ㆍ노동 등 경제정책 역량을 기업환경 개선과 전략산업 육성에 집중해 자금흐름을 돌리기 위한 근원처방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서둘러 시정하지 않을 경우 우리 경제는 부동산경기의 버블과 저금리 등 유동성함정에 빠져 쉽게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투기는 잡아야 하지만 부동산값 폭락으로 인한 금융불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며, 부동산 간접투자 금융상품을 보다 활성화하는 등 자금흐름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자금흐름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금융시장과 정부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게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는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지 않고 제조업이 계속 위축될 경우 부동자금의 단기화ㆍ투기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며 “그럴 경우 외국인투자자들도 한국시장에 매력을 잃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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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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