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印尼ㆍ比 짙어가는 경제 먹구름

印尼,정치불안에 환율하락-比,대외신인도·증시도 하락최근 들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경제 위기가 더욱 고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경기 침체, 엔화 약세 등으로 이미 적지않은 상처를 입고 있는 두 나라 경제는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탄핵 추진이 본격화되고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 체포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좌초 일보 직전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깊어지는 정치불안=인도네시아 국회는 30일 총회를 열어 와히드 대통령 탄핵에 앞선 두 번째 조치로 와히드의 각종 금융 스캔들에 대한 2차 해명 요구서 발부 준비에 들어갔다. 2차 해명 요구서가 발부되면 와히드는 헌법에 따라 1개월 이내 소명을 해야 하며, 국회가 소명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민협의회(MPR)가 소집돼 와히드 탄핵을 위한 직접적인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와히드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최대 방어막이었던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부통령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운명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만 있다. 문제는 와히드를 지지하는 대규모 이슬람 군중들의 시위로 정국의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는 점. 필리핀의 사정은 더욱 긴박하다. 필리핀 군(軍)은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의 복귀를 요구하는 수 만명의 시위군중이 아로요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며 대통령 궁에 몰려 들자 지난 29일 밤부터 비상경계령을 발령, 주요 시설물에 대한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최근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정정불안은 과거 수하르토, 마르코스 축출 때와는 달리 국민 정서가 갈려 현 정권에 대한 지지와 반대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파장과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경제 역시 곤두박질=양국의 정치불안은 곧바로 경제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주말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는 달러 당 1만1,800까지 떨어졌다. 이는 연초에 비해 무려 20%나 통화가치가 하락한 것. 이 와중에 금리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있어 인도네시아의 재정 적자를 부채질하고 있다. 증시 역시 지난해 4월 700포인트에서 최근에는 350포인트까지 폭락한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관계도 삐걱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주 IMF로부터 지원 받기로 한 50억 달러 중 일부인 4억 달러를 얻어 내는데도 실패했다. 필리핀 증시는 아로요 대통령 집권 초반 상승세를 타 한 때 1,700포인트까지 올랐지만 최근 에스트라다 사태로 인해 1,400선을 밑돌고 있다. 30일에는 에스트라가 5월 3일 법원에 출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40포인트 이상 주가가 하락했다. 여기에 무디스가 필리핀의 대외 신인도를 부정적(negative) 수준으로 묶어 두고 있는 것도 아로요 정부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 경제 전문가들은 에스트라다 처리 문제가 필리핀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에스트라다에 대한 선처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에스트라다 축출에 앞장섰던 신 추기경 등 일단의 아로요 지지파들은 '정면돌파'를 에스트라다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어 필리핀의 경제위기는 갈수록 고조될 전망이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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