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예산을 당겨 쓰면서 재정의 일시차입이 8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거둬들인 세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지만 세수가 예상보다 감소할 경우 재정지출을 줄여 연말까지 차입금을 해소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2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재정 일시차입금은 한국은행에서 빌린 3조8,000억원과 재정증권 발행으로 조달한 4조2,000억원 등 모두 8조원에 달했다. 이는 정부가 국회 승인을 받은 8조원(일반회계)의 재정차입 한도를 소진한 것이다.
지난해 재정 차입한도 5조원 중 실제 차입이 2조원에 그친 데 비하면 재정 일시차입 규모는 올들어 대폭 증가한 상황이다. 지난 2002년에는 재정차입이 전혀 없었다. 재경부는 재정차입을 당해연도에 해소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올해도 8월부터 차입금을 갚기 시작해 세입이 크게 증가하는 10월까지 모두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세수가 부진할 것으로 보여 정부 계획대로 세금을 거둬 재정차입을 모두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수감소로 재정차입금을 갚지 못할 경우 하반기 세출을 줄이거나 국회의 동의를 얻어 올해 예산을 수정해야 한다. 재경부는 해마다 불용예산이 6,000억~7,000억원에 이르는데다 불요불급한 세출을 줄이면 설사 세수가 다소 부진하더라도 재정차입 상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