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증시 상승세… 이머징마켓 봄바람 솔솔

올 러시아 46%·중국 39% 치솟아… 통화가치도 오름세<br>"또 충격올땐 더 빨리 침체 가능성" 우려도 여전


이머징 마켓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15일 현재 러시아의 모스크바종합지수(MICEX)는 올 들어 46.24% 급등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9.28% 올랐고 브라질 보베스파지수, 인도 뭄바이센섹스지수 역시 20.57%, 16.97% 폭등했다. 상승세는 최근 들어 더욱 거세다. FTSE이머징마켓지수는 지난 3월 3일 이후 27%나 치솟았다. 금융위기에서 큰 타격을 입은 동유럽도 빠른 속도로 회복중이다. FTSE동유럽지수는 올 저점이었던 지난 2월 10일에 비해 48.6%나 상승했다. 높은 대외부채 때문에 국가부도 위기에까지 몰렸던 동유럽까지 랠리에 가세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리스크 투자를 재개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증시 훈풍을 타고 이머징마켓 통화 가치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브라질 헤알화와 멕시코 페소화는 달러 대비 강세로 돌아섰다. 동유럽 통화 역시 3월 이후 유로화 대비 가치가 급속하게 회복됐다. 이머징 마켓은 전통적으로 경기 침체기에 큰 충격을 받고 회복기에는 빠른 속도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의 급등도 이 같은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부실자산이 적었던 점도 금융위기에서 한발 비켜선 것도 빠른 회복을 가능케 한 요인이다. RBC 캐피털 마켓의 신흥시장 담당 닉 채미는 "위험 선호 욕구의 증대는 늘 선진시장보다 신흥시장을 끌어올리고, 신흥시장 은행들은 독성 자산에 그렇게 많이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험이 덜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흥시장 회복엔 중국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한다. 중국이 400조 위안의 경기부양 대책을 발표했던 지난해 11월을 전환점으로 보는 이들까지 있다. 경기 부양자금이 본격적으로 투입되면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마이클 하트넷은 "중국은 신흥시장이 선진시장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이유"라며 "신용시장과 구매관리자, 자동차 판매 등 각종 지표에서 개선된 징후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이 한 순간에 식을 수 있다며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 또한 여전하다. 신흥시장이 수출 등에서 선진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선진시장의 회복이 근본적인 열쇠라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시장이 또다시 충격을 받거나 암울한 경제 지표가 나올 경우 신흥시장이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신중론의 강도는 확연하게 약해졌다. BNP파리바의 샤힌 발르는 "우리는 지금의 신흥증시가 과열상태이며 조정이 건전한 증시를 위해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흥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낮아 추가적인 랠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최고경영자(CEO)인 던컨 니더라우어는 "3월의 증시 반등은 시장의 불안정성을 이용하려는 단기 투자자들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며 "아직은 투자자들이 시장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감을 되찾았다고 보기 힘들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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