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6월 18일] 조합원도 등돌린 민노총 정치파업

[사설/6월 18일] 조합원도 등돌린 민노총 정치파업 민주노총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등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총파업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을 총력투쟁의 달로 정해 2일 하루 동안 총파업을 벌이고 3~5일에는 상경투쟁을 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파업을 과거와 같이 지도부에서 결정해 일선노조에 하달하던 것과 달리 조합원 투표에 부쳤다. 촛불시위 등으로 달아오른 여론을 등에 업고 파업강도를 높여보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조합원의 반응은 싸늘했다. 찬성률은 외형상 70.3%였지만 투표율은 전체 조합원 중 절반을 겨우 넘었으며 전체 조합원 대비 찬성률은 38.4%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번 파업은 정치파업으로 불법이다. 도대체 쇠고기가 근로조건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명백한 불법파업이고 파업동력조차 의문시되는데도 끝내 밀어붙이겠다니 정말 딱하다. 특히 민주노총 핵심 노조인 현대차 노조 지도부의 행태는 할말을 잊게 만든다. 현대차 노조원들은 3만8,000여명이 투표에 참여, 55.95%의 찬성률을 기록했지만 전체 조합원 대비 찬성률은 48.5%에 불과하다. 노동법상 쟁의결의는 재적조합원의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하므로 부결된 것이다. 그런데도 지도부는 민주노총의 결정에 따라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현대차 노조원들의 파업투표 부결은 노조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명분 없는 파업을 일삼아온 지도부의 행태에 조합원조차 넌더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이럴진대 일반국민들은 어떻겠는가. 민주노총과 현대차 지도부는 이제 조합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생각과 행동을 바꿔야 한다. 지금 화물연대와 건설기계노조의 파업에 따른 물류마비와 공사중단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5일간의 수출입 차질만도 60억달러에 이른다. 특히 중소기업은 원자재 조달이 끊기고 건설현장 일용 근로자들도 일감이 없어 손을 놓는 등 약자층의 타격이 더 크다. 민주노총은 현대차 등 임금이 높은 대기업 노조가 대부분이다. 그런 노조들이 촛불에 기대어 명분 없는 파업을 하는 것은 화물연대 등의 ‘생계형 파업’을 모독하는 것이자 경제를 망쳐 서민들의 생활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용서 받지 못할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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