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고] 유전자의 비밀

고대 유대교의 성전인 탈무드에 혈우병에 관한 언급이 실려있는 것을 보면 유전자의실체를 몰랐던 시대에도 유전질환에 관한 지식은 엄연히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유전학의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유전의 기본 원칙은 19세기에 이르러 오스트리아의수도승이었던 '그레고르 멘델'(1822~74)에 의해 밝혀졌다. 유전은 막연하거나 우연하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라, 부모 양측으로부터 일정하게 물려받는 유전자들의 조합을 통해 정밀하고 예측 가능하게 이루어진다는 그의 이론은 생명체의 여러 형질들을 결정하는 구체적인 유전자들의 존재를 분명하게 예측한 것이었다. 그 후로도 상당한 세월이 지나고 1953년에 이르러 생명체 유전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DNA의 이중나선구조가 밝혀지고 나서야 비로소 유전자의 실체가 밝혀졌고, 이때부터 분자생물학과 유전학은 비로소 눈부신 발전을 시작하게 된다. 유전공학기술의 발달로 21세기에 들어서는 생명과학과 산업은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지 쉽사리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만큼 인간은 이제 생명의 신비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유전자는 과연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까? 생명체를 이루는 기본 단위인 세포의 핵 안에는 염색체라고 불리는 가는 실 모양의 복합물이 가득 들어 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성분은 DNA라고 불리는 핵산이다. 유전자의 비밀은 핵 안에 존재하는 핵산인 DNA에 담겨 있었다. DNA는 두 가닥으로 꼬여 있는데, 거기에는 상응하는 네 가지의 염기가 서로 마주보고 일렬로 배치되어 있다. 유전정보는 다름 아닌 이 염기들의 배열 순서다. 그 중 일부 염기배열 순서는 또 다른 핵산인 RNA에 의해 그대로 복사되고, 그 RNA의 염기 3 개에 하나씩 상응하는 아미노산들이 모여들어 그 순서대로 연결되어 단백질을 형성한다. 즉 유전자란 예를 들어 말하면 단백을 만드는 조리법으로 생각할 수 있다. 유전자 DNA의 염기배열은 단백질의 아미노산의 배열로 그대로 투사되고, 그에 따른 단백질의 특성들이 생명체의 유전적 형질을 나타내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이제 인간은 창조주가 작성해 놓은 생명의 설계도를 글자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정확히 해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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