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한국-중동 경제협력 강화해야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연안국과 이집트ㆍ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지역을 포함한 중동(25개국)은 인구가 5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8%에 불과하다. 하지만 석유의 매장량과 생산량, 수출량은 전세계의 70%, 36%, 43%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중동으로 들어오는 오일머니도 엄청나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8개 산유국이 지난 5년간 벌어들인 석유수출액은 1조2,000억달러에 이르며 올해에도 사상 최대의 오일머니 유입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렇듯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중동 지역은 최근 수년간 고유가 현상으로 넘쳐나는 오일머니를 석유고갈에 대비하고 국내 실업난 해소와 경제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오일머니 기반 프로젝트 풍성 오일ㆍ가스 생산시설 확충, 석유화학 생산공장 건설, 발전ㆍ담수설비 확대, 신도시 건설, 공항ㆍ항만ㆍ철도ㆍ도로 등 인프라 구축, 관광인프라 확대 등 모든 부문에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걸프협력위원회(GCC) 회원국과 이란ㆍ이라크 등 걸프연안 8개국에서 앞으로 5년간 7,500억달러 규모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쏟아질 예정이다. 특히 중동의 물류ㆍ관광허브로 각광받고 있는 두바이에 자극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ㆍ카타르 등 인근 걸프국가는 산업단지 조성 및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킹 압둘라 경제도시(300억달러), 쿠웨이트는 초고층 무바라크 빌딩(1,001m), 카타르는 신공항 건설(50억달러) 등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중동 시장상황이 활황을 보임에 따라 우리나라의 지난해 중동 수출은 전년 대비 18% 늘어난 145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우리의 중동산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자원 수입액도 크게 늘어나 625억달러에 이른다. 이 같은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고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의 호기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플랜트 수주를 확대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중동에서 우리의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 수주액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폴리카보네이트 생산 플랜트(10억달러), 쿠웨이트의 방향족 생산플랜트(12억달러), 아랍에미리트 움샤이프 해양원유플랫폼(18억달러), 카타르 가스액화설비(13억달러) 등의 대형 및 중소형 제조플랜트 설비의 수주가 활발했다. 오늘날 대형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의 수주 성공은 개별기업의 수주활동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제외교 노력이 수반될 때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중동 산유국 순방은 우리 기업의 플랜트 수주활동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둘째로 투자교류를 적극 확대해야 할 것이다. 최근 수년간 경제 활황을 바탕으로 수요가 늘고 있어 우리 기업에 대한 투자유인이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넘치는 오일달러를 한국 투자로 유치해야 할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비추어 우리 기업들이 최근 개발 사업자로서의 새로운 투자 진출 사례가 생겨나고 있고 우리 기술과 중동의 자금이 결합한 형태의 합작투자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바람직하다. 셋째로는 자원협력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가 중동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원협력체제를 강화하고 사우디아라비아ㆍ아랍에미리트 등과 석유공동 비축사업을 확대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해외자원 공동개발에 역량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특히 현행 쿠웨이트ㆍ알제리 등과의 국제공동원유비축사업을 통해 임대수익 획득, 비상시 우선구매권 확보 등이 가능하며 중동 산유국과 한국간 석유산업 부문의 윈윈 사업으로 평가된다. 걸프협력회의와 FTA 서두르길 끝으로 한-걸프협력회의(GCC)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 중동에 대한 석유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로서는 경쟁국인 일본ㆍ중국보다 상대적으로 우위를 선점해 상품수출뿐만 아니라 경제의 생명줄인 에너지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도 GCC와의 FTA의 추진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의 중동 지역 플랜트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자재 조달 때 FTA를 통한 GCC 역외 제품에 대한 5%의 무관세 혜택은 우리의 플랜트 가격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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