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아직 응급실에 있다.’
중앙은행들의 긴급 금리인하 조치는 위기에 빠진 금융시장을 살리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다. 하지만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금융 시스템이 정상으로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공동 경기부양 방안 등 금리인하 이상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온라인 경제통신사인 마켓워치는 8일 “글로벌 경제는 ‘큰 위험(Big trouble)’에 빠져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인하 이상의 추가 조치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켓워치는 현재의 금융위기를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에 비유했다. 의사와 간호사의 1차적인 임무는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가 깨어날 수 있도록 응급조치(금리인하, 유동성 공급)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환자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은 일반 병동으로 옮긴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의사의 정기적인 진찰과 간호사가 정성을 다해 간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마켓워치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공황 상태에 빠진 것은 아무도 서로를 믿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는 큰 폭의 금리인하로도 회복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시장 참가자들이 서로를 믿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각국이 공동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서로를 믿지 못해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면 정부가 직접 개입해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켓워치는 “지금이야말로 (뉴딜정책 같은) 케인스식 응급처치를 해야 할 때”라며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지적했다. 케인스는 지난 1930년대 세계 대공황 당시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주장해 자본주의 시장 시스템에 사회주의적 계획경제를 도입한 뉴딜정책의 근간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