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이동전화 가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내년 1월부터 `식별번호=특정회사`라는 공식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번호이동성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무한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 동안 전화번호는 특정 통신회사를 상징하는 브랜드이자 경쟁력으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가입회사를 바꾸더라도 자신이 기존에 사용하던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업체간 경쟁이 더욱 격화되게 됐다.
연일 신문과 방송에선 이통사들의 광고들이 넘쳐 나고 회사마다 서비스를 강화하고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통화패턴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각 업체의 요금제 및 서비스 등을 꼼꼼히 따져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회사를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내 번호 그대로 회사만 바꾼다=지난 7월 일부지역에서 유선전화의 번호이동성 제도가 시작된 데 이어 내년에는 이동전화의 이동성제도가 시행된다.
기존에는 식별번호나 국번이 특정회사에 배정돼 가입회사를 바꾸면 전화번호까지 의무적으로 바꿔야 했다. 이에 따라 요금이나 서비스 등에 따라 통신회사를 변경하고 나면 주변 친지나 친구는 물론 거래처에 일일이 전화번호 변경사실을 알려줘야 하는 불편이 뒤따랐다.
그러나 번호이동성제도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이런 불편은 사라지게 됐다. 본인이 굳이 전화번호를 변경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평생 같은 번호를 사용하면서 서비스와 취향에 따라 통신회사를 옮겨 다닐 수 있다.
◇서비스 강화로 승부한다=올 여름부터 이통사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서비스 강화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8일 멤버십 서비스 확대개편, 사이버 특권 신설, 레인보우 코너 신설, 부가서비스 레터링 전면 무료화, 이벤트데이 신설 등 대대적인 서비스 차별화에 나섰다. SK텔레콤이 정통부 인가사항인 요금제를 제외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고객 붙들기에 나선 셈이다. SK텔레콤은 또 010 골드번호 예약가입 이벤트를 통해 내년도 신규가입자 시장에서도 우위 점하기에 나섰다.
2강 도약을 노리는 KTF는 올 여름부터 `굿타임(Good time) 경영`을 모토로 전사차원의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이 회사는 요금, 통화품질, 고객만족도, 단말기 등 소비자가 이동전화사 선택시 중시하는 부문에 대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무제한 커플요금제`를 도입했으며 업계 최초 평일 24시간 고객센터 운영, 단말기 보험료 지원 등의 서비스 강화정책을 도입했다.
올 초부터 고객사랑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온 LG텔레콤은 번호이동성 제도를 통해 가입자수를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 최초로 국민은행과 제휴, 모바일뱅킹 서비스 `뱅크온`을 선보여 3달만에 25만명에 가까운 신규고객을 유치했다. 또 약정할인 제도를 통해 최대 40%까지 요금을 할인해주는가 하면 통화품질 개선을 위해 내년 예산까지 미리 투자할 정도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소비자는 즐겁다=이동통신사들의 고객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고객들의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지게 됐다. 대폭 늘어난 서비스와 차별화한 요금제를 찾아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회사와 상품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번호이동시 고객은 단말기 구입, 가입비 및 번호이동수수료 등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자신의 통화패턴과 라이프스타일을 꼼꼼히 따져 중장기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요금제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찾는 노력이 동반돼야 하는 셈이다. 자신에 맞는 요금제는 정보통신부 홈페이지(www.mic.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두환ㆍ김호정ㆍ한영일ㆍ김문섭기자 gadgety@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