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외주제작사·지역방송 역량 키워야"

방송 융합·개방시대 콘텐츠 경쟁력 높이려면…<br>'방송산업 활성화 방안' 세미나


'지상파 방송사들이 독과점해 온 아날로그 시대의 방송산업 구조로는 디지털TV 전환과 FTA로 인한 콘텐츠 개방체제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주최한 '방송산업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이같이 주장했다. 국내 콘텐츠 산업을 진단하기 위해 정용준 전북대 교수는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질을 유지해야 한다는 명목아래 독과점 형태로 인한 불공정 거래라는 부작용을 유발한 지상파 방송사 중심의 산업형태는 전반적인 방송 콘텐츠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왔다"며 "한류 등을 통한 해외 진출 등 일부 성과는 있었지만, 미디어 융합적 경쟁상황과 FTA로 인한 콘텐츠의 개방체제에 맞서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방송은 공짜'라고 인식이 팽배해 방송계는 수익을 광고에 매달릴 수 밖에 없지만 방송광고공사(KOBACO)의 전망에 따르면 2012년 3,000억원 성장에 그친다고 예상하고 있어 시청료의 대폭적인 인상이 없다면 플랫폼 공멸이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융합과 개방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주쿼터제와 지역쿼터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프로그램 제작 역량의 다원화(외주쿼터제)와 지역방송 경쟁력 향상(지역쿼터제)을 목표로 정부가 20여년간 노력했지만 목표달성에 실패했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정윤경 순천향대 신방과 교수는 "제작비 투입액을 기준으로 볼 때 지상파 3사는 분당 약 9만원인데 비해 채널사용사업자(PP)는 약 2만원에 그쳐 질적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며 "채널이 늘어났지만 외주제작사들이 지상파 3사의 프로그램 제작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주제작사의 영세성을 문제로 제기한 정 교수는 "외주제작사 중 전체 근무 인력이 10인 미만인 제작사가 61%를 차지하고, 자본금 1억원 미만이 절반 정도(47.3%)"라면서 "외주제작사의 저작권을 인정해주지 않는 현실은 그들의 경쟁력 저하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안으로 '출판사형 방송 생태계' 마련이 제시됐다. 최세경 KOCCA 책임연구원은 "지상파 방송사에 의한 하청형 외주제작형식 에서 벗어나 방송 전체 시스템을 아웃소싱해 우수 자원을 외부에서 충원할 수 있는 유연한 제작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쟁상황에서 콘텐츠 수급이 용이하고 다양한 콘텐츠 편성이 가능하며 아울러 외부 제작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영국BBC의 외주제작 제도를 성공사례로 본 정준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강사는 "수익성 논리로 방송산업을 접근하기 보다 문화적 다양성 확대, 창의성 고양 등 정부의 확고한 철학 정립이 먼저"라며 "지상파 방송사를 중심으로 공공적인 창의성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외주제작사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저작권 관련 규정을 세부적으로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플랫폼 사업자, 방송사, 제작자 간의 합리적인 수익 실현과 공유 모형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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