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엔론불길 갈수록 번진다

의회-백악관 '자료제출 갈등' 소송 불사방침엔론사태가 미 정계는 물론 경제계까지 동시 강타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 의회에 속한 감사기구인 회계감사원(GAO)은 부시 행정부 에너지 담당 특별팀을 법원에 고발키로 해 의회와 백악관의 법정 소송이 불가피해졌으며, 은행권은 엔론사태에 따른 문책인사 태풍에 휘말리고 있다. ◆ 의회와 백악관, 법정 소송까지 불사 회계감사원의 데이비드 워커 원장은 30일 딕 체니 부통령이 이끌었던 에너지 담당 특별팀의 정책수립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백악관을 고발할 방침이라고 의회 지도부에 보고했다. 에너지 담당 특별팀의 자료에는 백악관과 엔론 경영진들과의 면담 자료를 포함해 연방조사국(FBI), 증권조사국의 회계관련 업무 담당자들이 작성한 자료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감사원의 백악관 고발은 미 의회와 행정부의 정면 대립을 의미하는 것이며, 특히 회계감사원이 행정부 최고기관을 고발한 것은 80년 전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후유증을 낳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워커 원장은 "백악관이 거부한다고 해서 회계감사원이 자료 제출 요구를 철회할 경우 앞으로 의회의 조사권이 크게 손상될 것이기 때문에 소송을 결정했다"고 언급, 이번 사태에 접근하는 회계감사원의 대응 강도가 거셀 것임을 예고했다. ◆ 은행권은 엔론 관련 문책 인사 태풍 파이낸셜타임스는 31일 미국 은행계가 엔론사태와 관련한 문책인사 태풍권에 들어서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제3위의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엔론에 대한 부실 대출과 관련, 두명의 이사를 해고 했다. 해고된 두 이사는 엔론을 담당하던 조 타밀리스와 기업들에 대한 신용업무를 담당하던 마르시아 베아트멘. 이들은 지난해 4ㆍ4분기 중 엔론에 대한 부실 대출로 2억31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직후 해고 됐다. 미국 은행계에서는 이들 두 사람의 해고가 엔론과 관련된 은행계의 인사태풍 전주곡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엔론의 파산 규모가 워낙 엄청나서 은행계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은행 최고 경영층은 엔론 담당 실무진을 해고하라는 인사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은행권의 인사태풍과 함께 기업들의 부실회계 및 이에 따른 부도 루마가 잇따르고 있어 미 경제계는 정계 못지않은 시련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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