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5월 16일] 마쓰시타 고노스케에 대한 기억

일본 마쓰시타 그룹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그는 1894년에 태어나 1989년 9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초등학교 중퇴가 학력의 전부인 시골청년이었던 그가 ‘내셔널’과 ‘파나소닉’ 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제2차대전 패전국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킨 위대한 기업가로서의 업적은 일본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존경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그를 ‘경영의 신(神)’이라고 부른다. 그가 내세운 ‘타고난 고난은 고난이 아니다’라는 정신은 전후 일본을 이끈 힘이기도 했다. 필자가 우연한 기회에 책자에서 그를 만난 건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의 일이다. 그의 업적은 이루 다 열거할 수 없겠지만 그 만남으로 지금까지 마음에 새겨두고 있는 3가지가 있다. 첫째, PHP연구소 설립이다. PHP는 ‘번영에 의한 평화와 행복’을 의미한다. 경제적 번영을 국가의 평화와 개인의 행복 앞에 둔 그의 솔직하고 현실적인 시각이 놀랍다. 둘째, 마쓰시타 정경숙(政經塾). 일본이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가 됐지만 정치적 리더십이 크게 부족해 국제사회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 늘 애석하게 여겨 차세대 국가 리더 양성을 위해 만들었다는 인재 양성소다. 그가 남들보다 앞선 안목을 지녔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셋째, 무세국가론. 그는 능률적인 정치나 행정을 통해 해마다 예산을 절약해 그것을 적립해가면 어느 때에는 상당한 축적이 되고 그 축적을 운용한 과실을 국비에 충당하면 세금 없는 국가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물론 한다 해도 한두해에 되는 건 아니고 몇 십년, 몇 백년에 걸쳐 하면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올해 우리나라는 170조원가량을 국세로 걷는다. 그런데 170조원을 모두 세금으로 거둘 필요가 있을까. 지출효과가 후대까지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국채발행으로 조달하도록 하고 그 비중을 대략 30%선으로 보면 114조원가량이 세금몫이다. 국가가 자금운용을 잘해서 10% 수익을 올린다면 1140조원을 축적해놓아야 한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큰 숫자다. 그런데 마쓰시타는 예산을 매년 5~10% 절약하면 100~200년 후면 이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창의적인 생각과 긴 시야에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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