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국 통신시장 뚫은 한국형 휴대인터넷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국제표준이 된 차세대 이동통신기술 와이브로(WiBro)가 세계 최대 통신시장인 미국에 진출해 오는 2008년부터 상용서비스에 돌입한다. 정부가 추진해온 IT839 전략의 핵심 서비스인 와이브로는 와이어리스 브로드밴드 인터넷(Wireless Broadband Internet)을 줄인 말로 2.5GHz 대역의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시속 120㎞에서도 최대 20Mbps의 하향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탁월한 휴대인터넷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9일 스프린트 넥스텔, 인텔, 모토롤러 등과 미국 뉴욕에서 와이브로 분야 협력 및 상용화 서비스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일본이나 유럽 업체들도 제대로 진출하지 못한 미국의 기간통신망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한국이 만든 IT 시스템 가운데 처음으로 국제표준이 된 와이브로는 다른 차세대 이동통신기술보다 상용화가 1년반 정도 빨라 이미 텔레콤 이탈리아 등 9개 사업자와 상용화를 진행해 왔으며 점차 세계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오는 2010년에는 시스템과 단말기를 포함해 세계시장 규모가 11조원에 다다를 것으로 보이며 관련사업의 고용효과만도 27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와이브로의 미국 진출은 지난해 11월 부산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성공적으로 시연하는 등 국내 이동통신사와 KT가 선도적인 시범서비스에 나섰을 뿐더러 삼성전자가 중소기업과 장비 및 부품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능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하지만 와이브로가 앞날에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등 차세대 휴대전화 개발이 본격화함으로써 휴대인터넷의 장점이 상당 부분 희석될 수 있다. 날로 가속화하는 기술융합 추세를 감안할 때 HSDPA가 예상보다 빠른 상용화가 이루어진다면 와이브로가 틈새시장으로 남을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휴대인터넷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이미 2단계 표준으로 확정된 하향속도 50Mbps의 차기 버전을 이른 시일 내에 개발하고 다른 무선망과의 연동성도 확보하는 등 투자비를 절감하면서도 사업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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