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유마시기와 미래투자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는 어린이에게 우유를 먹이는 일이다” 전 영국 수상 처칠의 `우유예찬론`이다. 그러나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우유가 최근 몇년새 남아 돌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안타깝다. 특히 정부와 낙농관련 단체들이 지난해 `전방위적 소비촉진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우유 수급불균형이 심각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여기에 값싼 외국산 유제품이 물밀듯이 들이닥치고 있어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물론 거의 모든 낙농선진국들도 우유의 수급불균형 문제로 애로를 겪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지난 1940년대부터, 케나다ㆍ호주ㆍ일본은 70년대 후반부터 공급과잉시대로 접어들어 소비촉진 노력 전개, 자율ㆍ강제 생산쿼터제 시행 등 각종 대응방향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 우리정부도 지난해 5월 젖소를 강제 도축하면 마리당 30만원의 보조금을 주겠다고 발표하는 등 분유 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수립했다. 그러나 낙농농가의 자발적인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가공협회는 업체들에서 30억원의 특별기금을 마련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유 마시기 공익 캠페인과 주부 교육, 기능성 우유 공동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또 정부와 낙농진흥회는 고육지책으로 우유 생산을 억제하기 위해 남는 우유 값을 적게 지급한다는 `잉여원유 차등가격제`를 지난해 11월부터 실시했다. 이는 과거에 무조건 우유생산을 재촉하던 정부가 이제 와서 모든 책임을 낙농가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정책으로 낙농업자들의 어려움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러면 과연 해결책이 없다는 말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경제학적으로 설명하면 간단하게 나온다. 공급이 수요를 웃돌고 있기 때문에 우유가 남아돌 것이란 분석이 쉽게 도출된다. 특히 한창 커가고 있는 청소년들이 이전보다 우유를 적게 먹어 우유 소비량이 줄어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게 우유를 많이 먹게 하는 방안을 찾으면 된다. 좀 유치하고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유업계는 우유를 먹으면 어디에 좋다는 식의 설명과 함께 이들이 원하고 좋아하는 고품질의 우유개발을 위한 연구개발투자에 힘써야 할 것이다. 물론 어려움에 처해있는 전체 낙농업계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도 뒤따라야 한다. 이에 앞서 낙농가들은 자발적으로 원유생산량을 줄이고 유업계는 수입탈지분유 대신 국내산을 전용해야 한다. 특히 제과ㆍ제빵업체와 아이스크림 업계는 국내산 가격의 30% 수준인 수입 탈지분유보다 국내용 탈지분유를 더 많이 사용해야 된다. 이렇게 해야 아침마다 젖소를 짜 형과 누나들을 큰 도시로 유학시킨 우리 부모들의 삶의 터전인 낙농가와 낙농단체를 살릴 수 있다. 당연히 유업체는 안전하고 고품질의 우유를 적극 개발해야 된다. 이럴 경우 우리는 자식에 투자하는셈치고 우유마시기에 전념하면 될 것이다. <양정록(생활산업부 차장) jr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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