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70대 할머니 전재산 서울대 기부

6.25때 월남, 평생을 혼자 살아온 70대 할머니가 전재산을 서울대에 기부해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대는 27일 김화영(71ㆍ여)씨로부터 시가 2억5,000만원 상당의 강남구 개포동 15평 아파트를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장학기금으로 기증 받았다고 밝혔다. 김씨가 장학기금을 선뜻 내놓은 까닭은 젊은 나이에 요절한 김씨의 오빠를 기리기 위해서다. 황해도 해주 출신인 김씨의 오빠 재규(사망)씨는 일본 식민지 시절이던 지난 43년 수원고등농림학교(현 서울대 농대) 임학과에 입학했지만 폐질환으로 재학 중 사망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수년째 연락이 없는 오빠를 찾기 위해 혼자 서울로 내려온 김씨는 50년 북한이 남침, 전쟁이 일어나자 북쪽의 부모님과도 연락이 끊긴 채 혼자가 됐다. 해주 동공립중학에서 영어를 배운 김씨는 미국정보기관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고 휴전 이후에는 서울시청에서 근무하게 됐다. 김씨는 남쪽에 친척도 없는 외로운 처지였지만 공무원 생활로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힌 후에도 `결혼은 부모님이 있는 북쪽 고향으로 돌아가서 해야 한다`며 주위의 혼사 제의를 모두 거부하고 독신으로 지냈다. 지난 89년 정년 퇴임한 김씨는 요절한 오빠를 위해 무엇인가 뜻 깊은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고 결국 자신의 전재산인 아파트를 오빠의 모교에 내놓게 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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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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