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5판)세입자ㆍ주민 소비성향 파악…끝없는 발품

▦편의점 개발팀장의 하루 “오늘 많이 걸으셔야 할텐데 괜찮으시겠어요?” 지난 8일 개발팀 업무를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동행취재를 제안한 기자에게 이정재(사진·33) 보광훼미리마트 강남개발TFT 팀장이 던진 말이다. 그는 “전담 지역을 다 돌아보려면 시간이 빠듯하다”며 기자의 발길을 재촉했다. 그가 지휘하는 강남개발TF팀이 맡은 곳은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원래 강남개발팀 자체는 서울을 양분했을때 한강 이남 지역 전체를 총괄하는데 그 중에서도 이 지역은 이 팀장이 이끄는 태스크포스(Task Force) 팀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이 팀장은 “강남과 송파구에 있는 편의점만 800여개로 서울에서 가장 많다”며 “그만큼 경쟁도 치열한 핵심 상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전에 봐둔 입지가 있다”며 대치동으로 차를 몰았다. 그가 향한 곳은 00아파트 단지 입구 바로 앞에 있는 7층짜리 상가건물. 주위를 한번 훑어본 그는 “이런 곳은 배후 상권은 넓은데 출구는 좁은 ‘복주머니 상권’” 이라며 “주위에 미용실이나 피부관리실 같은 인기 근린시설이 많으면 아파트 밖에서도 손님이 찾는 상권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1층에 들어선 이 팀장은 곧바로 정보 수집에 들어갔다. 건물 경비원과의 짧은 대화로 그는 건물에 병원 3곳과 학원 10여곳이 입점해있고 건물주는 7층에 거주중이라는 정보를 얻어냈다. 그는 “단순히 어떤 점포가 세들어 있는지 알아낼 뿐 아니라 건물주와 자주 접촉하게 되는지, 세입자들과 이용 고객의 소비성향은 어떤지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눈여겨 봤던 곳은 건물 1층의 부동산이었다. 그곳을 찾은 이 팀장은 곧바로 “편의점 여실 생각이 없냐”며 업종변경을 권유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자리는 23.1~26.4㎡ 규모에 월세 200만원. 다소 비좁긴 해도 월세가 싸고 학원 수업이 끝날 때 쏟아져 나오는 학생 손님 수를 생각하면 높은 매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팀장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건물주가 밤에 사람 몰리는 걸 싫어해 10시면 상가 입구를 아예 닫는다”는 대목에서 이 팀장은 아쉬운 입맛을 다셔야 했다.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 특성상 야간 근무자가 건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는게 그의 분석이다. 이 팀장의 다음 업무는 이미 임대차계약을 끝낸 점포예상부지를 가맹 희망점주에게 소개시켜 주는 것이었다. 약속시간에 맞춰 나온 점주를 만난 그는 예상 부지 인근을 돌며 우체국과 주민센터 등 주변 근린시설의 존재를 점주에게 설명했다. “맞은편 아파트는 430세대고 이곳 주민센터 하루 방문객은 800명 수준”이라며 예전 상권조사 때 알아낸 정보도 점주에게 알려줬다. 입점 예정지인 00슈퍼 안을 점주에게 꼼꼼히 소개한 이 팀장은 “아주 많진 않아도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다”며 ‘이 곳을 잡으라’고 신신당부한 뒤 점주와 헤어졌다. 숨돌릴 틈도 없이 또 다른 현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그는 “강남 상권이 불경기 여파로 오피스 공실률이 높아져 침체 국면”이라며 “그만큼 상권이 줄어들어 편의점을 열만한 ‘포인트’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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