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끝난 우리 정부와의 연례협의에서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다중 대표소송제`도입을 권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현재 입법 추진중인 증권집단소송제 및 공정거래법상 손해배상제도 활성화와 함께 소액주주의 권리제고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큰 뒷받침이 될 전망이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IMF 연례협의단은 재벌기업의 소유와 지배간에 나타나는 상당한 괴리현상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정부의 시장개혁로드맵에 지지의사를 밝히는 한편 로드맵의 철저한 이행방안으로 `다중대표소송제`의 도입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권고했다. 다중 대표소송제란 종속회사의 부정행위로 손해를 입은 지배회사 주주가 종속회사 이사를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로 이른바 `주식 동시소유의 원칙`(부정행위 발생 당시 그 회사 주주여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원칙)의 예외다.
현재 소액주주들의 권리구제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대표소송제는 6개월 이상, 1만분의 1 이상 해당 회사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라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돼있으나 다중 대표소송제는 법상 도입돼 있지는 않으며 지난 8월 서울고등법원에서 판례로 처음 인정됐다. 당시 법원은 H사 주주 정모씨가 “계열사 돈을 횡령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이 회사가 80.55%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 S사의 전 대표이사 김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판결을 내려 `이중 대표소송제`를 인정했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