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 금융 경쟁력 亞신흥국중 중위권 '충격'

아시아개발은행 보고서… 말레이시아에도 뒤쳐져


우리나라가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금융 경쟁력이 아시아 신흥국가 중 말레이시아에도 뒤처지는 중위권 수준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참여정부와 새 정부에서 강력하게 내세우는 ‘아시아 금융허브’의 갈 길이 아직도 멀다는 것으로 하루빨리 국내 금융 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개혁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기한다. 4일 국제금융센터가 입수해 밝힌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최근 ‘아시아 경제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금융 심화도는 홍콩ㆍ싱가포르ㆍ대만 등 아시아 신흥국과 비교해 기대 이하의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금융 심화도는 채권ㆍ주식ㆍ대출 등 각각의 금융 부문을 명목 국내총생산(GDP)로 나눈 것으로 통상 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금융 부문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사용한다. ADB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은행대출시장ㆍ채권시장ㆍ주식시장 규모 합계의 대(對)GDP 비율은 홍콩ㆍ싱가포르ㆍ대만ㆍ말레이시아에 이어 역내 5위에 머물렀다. 우리가 앞선 나라는 중국ㆍ태국ㆍ필리핀ㆍ인도네시아 정도였다. 분야별로 보면 국내 채권발행 잔액을 GDP로 나눈 채권시장 심화도는 113.8%로 말레이시아(98.6%), 싱가포르(65.5%) 등을 제치고 아시아 역내 9개 신흥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대출시장은 88%로 홍콩(192%), 대만(144.2%), 중국(111%), 말레이시아(109.4%), 싱가포르(93.7%)에 이어 6위를 차지했고 주식시장은 홍콩ㆍ싱가포르ㆍ대만ㆍ중국ㆍ필리핀 등보다 훨씬 처진 7위를 기록하며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국제금융센터는 “우리 금융시장이 지속적으로 규모를 확장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경제 전체에서 금융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역내 타국가의 금융허브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특히 금액으로 본 금융 3개 분야의 규모가 중국에도 못 미쳐 아시아 신흥지역 금융허브의 선두주자로 나서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융 주요 분야의 잠정규모는 상위권에 랭크돼 있으므로 민관이 합심해 금융산업 발전을 가속화한다면 아시아 금융허브 실현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규모, 채권 발행액, 주식시가 총액의 대GDP 비율에 각국의 2006년 명목GDP를 곱한 잠정 규모는 우리나라가 2조8,274억달러로 중국(7조3,283억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서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아시아 신흥지역 내 금융허브로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려면 금융 분야 전체, 특히 주식시장의 질적 향상은 물론 양적 성장도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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