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결합서비스 도입 서둘러야

“외국의 경우 여러 개의 통신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면 요금을 많이 할인해주던데 한국에는 그런 서비스가 없나요?” “통신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통신사 고객서비스팀에서 일하다 보면 고객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런 질문들을 자주 받고는 한다. 그러나 속 시원한 답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있는 것이 ‘결합 서비스’이지만 KT는 요금을 할인해주는 결합 서비스를 내놓는 게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2004년 유선전화와 이동전화를 결합한 ‘원폰’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한 적이 있다. 당시 최초의 유무선 컨버전스 서비스라는 점과 유명 배우를 동원한 적극적인 마케팅 등으로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원폰’을 기억하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 단지 요금할인 없이 개별 서비스를 묶은 것만으로는 소비자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는 걸 확인한 것이 유일한 성과(?)다. 사실 어느 상품이건 패키지나 할인 전략을 내세워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따라서 이미 일반 상품과 차이가 없어진 통신 서비스에 대해 요금할인을 규제하는 것이 소비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통신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통신비 부담이 증가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미국ㆍ영국ㆍ프랑스 등 주요 OECD 국가의 경우 이미 90년대 후반부터 결합 서비스 출시를 전면적으로 허용했다. 이 결과 서비스간 경쟁이 활발해져 이용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반면 정보통신 선진국이라 평가받는 우리나라의 경우 통ㆍ방융합과 유ㆍ무선결합 서비스에서 만큼은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열위에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머지 않아 KT의 유선전화나 SK텔레콤의 이동전화에 대해서도 결합서비스 요금 할인을 허용해줄 방침이라고 한다. 통신회사 직원을 떠나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도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는 오는 3월 이전에 관련 제도를 제정한다고 하지만 국민을 위한 것인 만큼 하루라도 빨리 정책이 시행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실용적인 결합 서비스가 활발히 출시돼 개인적으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업무적으로는 고객들의 궁금증도 속 시원히 풀어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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