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가증권시장(거래소) 상장기업들은 반도체, 통신기기, 액정화면(LCD) 등 주요 수출기업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데 힘입어 사상 최대실적 기록을 경신했다. 코스닥 기업 역시 반도체 및 LCD, 휴대폰 관련 부품주의 외형과 내실이 호전되며 금융업종의 부진을 메웠다. 3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발표한 ‘2004 사업연도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가 매출액 57조원을 올리며 3년 연속 국내 최대 매출 기업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43조원보다 32.24% 증가한 것이다. 현대자동차도 전년 대비 10.03% 증가한 27조원을 기록, 2위를 차지했다. 또 철강,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가격의 급등으로 포스코(19조원, 전년대비 37.84% 증가), S-Oil(10조원, 35.23% 증가) 등의 외형 성장이 눈에 띄었다. 수익성 부분에서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1위를 차지했다. 포스코가 뒤를 이어 5조원을 올렸고, 하이닉스반도체는 1조8,45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 영업이익 상위 8위로 뛰어올랐다. 하이닉스는 매출액영업이익률 부문에서도 31.48%를 기록, 4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 부문에서는 금융업체들이 선전했다. 연체율 및 카드부채 등에 발목이 잡혔던 제주은행과 기업은행의 실적이 개선되며 각각 영업이익이 4,858.86%, 374.84% 늘었다. 반면 LG카드의 경우 8,4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손실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며 영업이익 최하위를 면하지 못했다. 한편 공정위 발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공기업을 제외한 민간기업집단 10개 그룹을 대상으로 실적을 조사한 결과, 10개 그룹의 총 매출액은 288조3,483억원으로 전년대비 19.21% 늘었다. 순이익 역시 56.02% 증가한 26조8,171억원을 기록, 유가증권시장의 12월 결산법인 전체 순이익의 절반 이상(54.15%)을 차지했다. 코스닥 기업 중에서는 LG텔레콤이 번호이동성제도 실시 등에 힘입어 매출액이 전년보다 44.08% 증가, 3조2,094억원으로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2조9,921억원)도 구조조정이 성과를 보이며 매출액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은 1,42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코스닥 기업 중 가장 높았다. 레인콤의 경우 매출액이 2003년 2,259억원에서 4,117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LCD 및 휴대폰업체들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디엠에스, 코아로직, 인탑스 등 관련 부품주의 수익성 향상도 컸다. 디엠에스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98.63% 늘어난 476억원이었으며, 코아로직은 231.82% 증가한 432억원, 인탑스는 106.64% 증가한 35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