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 선두인 롯데백화점이 상품권 매출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백화점 소속 법인인 롯데쇼핑의 상장을 앞두고 롯데그룹이 상장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과장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1-11월상품권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특히 민간소비 회복세와 연결지어 이러한 실적을 크게 홍보하면서연말 특수를 감안할 때 12월에도 1천500억원의 상품권 매출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의 이 같은 발표 수치는 백화점들 사이에 교환되고 있는 상품권 매출고 통계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교환되는 통계 정보에는 롯데백화점의 1-11월 상품권 매출이 8천300억원 가량으로 집계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언론용'과 '업계용'의 간극이 무려 1천700억원 가량이나 나는 셈이다.
게다가 롯데백화점이 언론에 밝힌 1조원의 매출에는 1천500억원 가량의 `사은행사용 상품권' 제공 액수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만 이처럼 사은 상품권까지 매출로 잡는 것은 합리성 여부를 떠나 업계의 관행이라는 점에서 롯데백화점만 문제삼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롯데백화점측은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공식 해명 요구에 "보도자료대로 1-11월 매출은 1조50억원 가량"이라며 "자료 자체가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측은 이어 '업계용' 통계가 다른 데 대해서는 "왜 다른 수치가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비공식적으로 업체들간에 실적 교환이 이뤄지기는 하지만꼭 그것이 정확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해명했다.
업체별 매출 등 각종 통계를 집계하는 공식 창구가 없는 유통업계의 실적 뻥튀기 논란은 새로운 건 아니다.
백화점들은 대체로 세일 등 각종 행사 실적과 관련해 구체적인 매출액은 공개하지않은 채 기준 일시의 실적을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로 대체, 발표하는 수준이지만 그 수치마저도 매번 논란 거리가 되고 있다.
매출 등 실적에 각별히 매달리는 오너의 심기, 시장에서의 투자자 평가, 업체들간 외형 경쟁 등이 뻥튀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수치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업계 내부에서는 다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각 업체가 일방적으로 언론에 발표하는 수치가, 특정한 여과 장치 또는 신뢰할만한 기관 등의 검증 없이 그대로 공인되는 시스템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도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의 매출 부풀리기는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업계 실태를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