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경영지원 적극
'꿩 대신 닭'
최근 벤처캐피털들이 자금지원 대신 경영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돈대신 마케팅, 인력 및 제휴선 알선, 재무 및 법률 컨설팅 등을 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비록 코스닥 및 프리코스닥 시장의 침체와 불투명한 시장상황으로 자금지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벤처캐피탈로선 투자업체를 지원하는 동시에 사후관리를 할 수 있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데다, 벤처기업으로선 자금관리나 영업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양측 모두 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새턴창업투자는 최근 투자회사로 ERP(전사적자원관리) 전문회사인 N사를 또다른 투자회사인 B사에 소개, ERP시스템 수주를 성사시켜 줬다. 또 전자 검사장비를 생산하고 있는 Y사를 역시 B사에 소개, 납품건을 성사시켰다. 물론 다른 업체들과 공개입찰을 통해 수주가 결정됐지만 새턴측이 양측의 니즈(Needs)를 파악,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신보창업투자는 최근 지리정보시스템 DB구축 전문업체인 M사가 재무 및 경영기획관리 임원을 못찾아 애 태우는 것을 보고 백방으로 알아본 끝에 은행출신과 대기업출신 적임자를 소개했다. 김종완 팀장은 "차제에 인력풀을 구성하여 투자회사들의 이러한 인력지원 요청에 적극 나서기 위해 내부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술투자, 동원창업투자, 플래티넘기술투자, 인터베스트, 엔벤처기술투자는 아예 '벤처 파트너스 포럼'이라는 이름으로 각사 투자회사는 물론 회계법인, 컨설팅회사 등을 초청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간접적인 경영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미 지난 7월과 10월 이미 두차례 모임을 가졌고 앞으로 더욱 자주 모임을 개최하는 것은 물론 업종별 소모임, M&A같은 특정분야별 모임을 적극 주선해나간다는 계획이다.
KTB네트워크는 지난 10월 특허ㆍ상표ㆍ세무ㆍ회계ㆍ인사ㆍ노무ㆍ홍보ㆍ광고ㆍ경영컨설팅ㆍ해외마케팅 등 총 14개분야 25개 전문기업으로 구성된 소위 '밸류업(Value Up) 협력사'를 구성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400여 투자기업 모임인 'KTB n-클럽' 조직, 공동마케팅을 지원하며 활발한 정보교류를 위해 사내에 n-클럽 전용회의실 설치, 운영해 오고 있다.
새턴창투의 정구상 이사는 "사실 창투사가 투자회사에 경영지원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동안 투자에만 몰두해 온 것도 사실이다"며 "시장침체에 따른 사후관리 강화의 측면이 있지만 창투사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술투자의 이상직 기획관리팀장도 "보다 구체적이고 양질의 경영지원을 해주는데 창투사내 인력이나 역량이 모자라는 것이 사실이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원받는 업체들도 종전의 경영간섭이 아니라 상생을 위한 경영지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충제기자
입력시간 2000/11/26 18:01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