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환율 급반등 1,164원] 당국 개입 한계, 다시 내릴듯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급등(원화절상)했지만 `추세 반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전날 일본 엔화와 유로화 가치가 급락한데다 당국이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시장개입을 멈추지 않아 원화가치가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큰 흐름을 보면 `일시적 조정`일 뿐 원화강세 기조를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유럽과 일본 외환당국이 환율방어에 나서겠다고 공언하는 등 달러약세를 견제하고 나섬으로써 우리 정부도 보다 수월하게 원화절상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 반짝 상승=올 들어 줄곧 하락압력을 받아 온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19일 이례적으로 급등한 것은 달러에 대한 엔ㆍ유로화가치가 전일 뉴욕시장에서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 날 개장과 동시에 원화환율이 급등했지만 외환당국은 전일에 이어 `달러 매수`를 멈추지 않았다. 역외선물환(NDF)규제를 풀면서 시장이 어수선해지고 환율이 많이 떨어진 것을 감안해 환율이 상승탄력을 받을 때 확실히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환율이 급등해 1,160원대에 진입한 후 기업들이 그 동안 보유하고 있던 달러물량을 대거 내놓아 다시 환율이 소폭 떨어질 조짐을 보였지만 대부분을 외환당국이 흡수해 감으로써 상승폭이 유지됐다”고 말했다. 이날 환율이 반짝 상승했지만 이를 계기로 원화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측은 거의 없다. 외환전문가들은 내주 다시 환율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당국이 하락속도를 늦추는 종전의 패턴이 재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씨티은행의 한 딜러는 “외환당국의 서울 외환시장에 대한 통제력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며 “한 차례 환율이 급등해 당국이 시장 조절이 다소 수월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요동치는 달러, 하락 기조엔 변함 없을 듯=최근 이틀 사이 엔ㆍ유로화 등 세계 주요국 통화의 환율 움직임이 상하변동폭을 확대하며 크게 출렁거렸지만 달러하락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지난 18일 런던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1.29달러를 넘어서며 초강세를 나타낸 유로화는 이후 뉴욕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헤지펀드들의 차익실현과 유럽 정책당국자들의 잇따른 구두개입으로 이 달 들어 가장 큰 폭인 1.2% 하락하며 1.2688달러를 기록, 런던의 상승분 이상을 토해냈다. 이후 19일 도쿄 외환시장에선 유로화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한 때 달러당 1.2719달러까지 올라갔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일본 엔화가치 역시 지난 18일 뉴욕시장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후 19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환율이 종잡을 수 없게 움직이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동안 달러하락 기조가 바뀌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1%포인트(기준금리) 차이가 나는 미국과 유럽간 금리차가 이러한 전망의 주된 근거가 되고 있다. 기준금리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2년물 단기국채의 경우 현재 미국물 금리가 1.93%인데 독일 국채는 2.58%에 이른다.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한 매력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금리인하 등과 관련한 유럽정책 당국자들간 입장조율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 역시 향후 달러약세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유로화 강세를 우려하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정책변화를 이끌 만큼의 `일관된 목소리`는 없다. 이에 따라 ABN암로은행은 앞으로 6개월 안에 유로화가 달러에 대해 1.35달러까지 올라 갈 것으로 전망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년 안에 1.40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성화용기자, 최윤석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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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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