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5월7일] 벤츠-크라이슬러 합병 선언

‘대마는 결코 죽지않는다. 이름하여 대마불사(大馬不死).’ 바둑 용어로 몸집이 불어난 대기업들을 빗대 자주 차용되기도 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기업들은 덩치 키우기에 열심이다. 대기업들은 몸집이 커야 힘이 생기고 힘이 생기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다는 생각에 왕성한 식욕으로 끊임없이 체중을 늘린다. 그러나 대마도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1999년 대우그룹의 공중분해서 확실하게 목격했다. 사실 덩치가 크다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몸집이 작을수록 위기상황에 순발력 있게 대처할 수 있으며 결정과정도 훨씬 단순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비만의 위기신호가 오면 다시 작게 쪼개 덩치를 가볍게 하기도 한다. 독일의 대표적 자동차회사 다임러­벤츠와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1998년 5월7일 합치기로 결정했다. 합병규모는 920억달러,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자동차회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새 회사 이름은 ‘다임러크라이슬러’. 주가총액ㆍ이익규모면에서 GM과 포드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회사로 부상했다. 양사의 합병으로 크라이슬러는 유럽에서, 다임러는 북미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인수합병 바람이 불어 세계 자동차산업 구조개편이 본격화한다. 사실 세계 자동차업계의 인수합병은 1990년대 이후 경쟁적으로 이뤄졌다. GM은 사브를, 포드는 볼보ㆍ마쓰다ㆍ재규어ㆍ랜드로버를, 르노는 닛산을 인수하는 등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했으며 삼성자동차는 르노에, 대우자동차는 GM에 넘어가는 등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대규모 지각변동이 이뤄졌다. /박민수 편집위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