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영 정상화땐 자본이득 막대"

■ 하나은행, 태산LCD 키코 채무 출자전환 추진<br>재무부담 경감해주면 기업회생 가능 판단<br>기업 구조조정에 새로운 협력모델로 주목<br>사라콤등 키코 기업들 기대감에 주가 강세

하나은행 등 채권단이 태산엘시디의 통화옵션 파생상품에 대해 채무전액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한 것은 경영정상화에 따른 자본이득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급등에 따른 부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경우 수천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채무전액을 주식으로 전환해 태산엘시디의 경영이 정상화될 때 막대한 자본차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태산엘시디의 여타 채권단과 실무협의를 진행한 결과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훨씬 높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출자전환으로 태산엘시디는 재무부담이 줄어들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고 하나은행 등 채권단은 향후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공정공시를 통해 원ㆍ달러 환율이 1,116원을 기록할 경우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2,861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현재 환율이 1,300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평가손실이 4,000억~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은행은 태산엘시디에 대해 출자전환, 채무유예 등 재무부담을 경감시켜주면 기업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등 거래처와의 거래관계도 개선할 수 있어 올해 말부터는 영업이익 실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산엘시디와의 파생상품 계약을 이대로 방치할 때에는 태산엘시디의 경영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하나은행 등 채권단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했다. 파생상품 계약으로 일시적인 부실상황에 놓여 있더라도 미래성장성이 보장되는 만큼 출자전환으로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과 태산엘시디의 협력모델이 기업구조조정의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키코 피해기업인 사라콤ㆍ제이브이엠ㆍ씨모텍ㆍIDH 등의 주가가 16일 강세를 보인 것도 채권단의 출자전환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출자전환이 가능하려면 채권단 의결권의 75% 찬성을 받아야 하는데 앞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파생상품 피해기업 중에는 영업실적이 우수하거나 수출비중이 높은 우량 기업들이 많다”며 “태산엘시디에 이어 이들 기업에 대한 출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건설ㆍ조선 등 중소업체에 대한 구조조정이 채권단 간 의견마찰로 난항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태산엘시디에 대한 출자전환은 기업구조조정의 새로운 해결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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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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