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를 하녀 부리듯 하려는 골퍼들이 아직도 있다. 이들은 반말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가 하면 이래라 저래라 명령조로 말한다. 대수롭지 않게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음담패설을 늘어놓으며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캐디는 정해진 금액을 받고 라운드 시간 동안 고용된 사람이긴 하지만 일부 골퍼들은 그들의 업무가 경기 보조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물론 상냥하고 비위 잘 맞춰주는 캐디가 라운드 분위기를 더 좋게 할 수 있지만 그 같은 행동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캐디를 하대하는 것은 캐디의 인격을 무시하는 동시에 자신의 인격 수준을 드러내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약자에게 군림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동반자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골퍼라면 누구나 캐디와의 관계로 인해 그날 라운드에서 유쾌함을 느꼈거나 혹은 반대로 기분이 상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는 캐디가 클럽을 서브하는 사람에 그치지 않고 경기를 함께 하는 조력자이자 ‘제4의 동반자’와 다름 없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클럽을 던져 주거나 자신의 실수를 사사건건 캐디의 탓으로 돌리고 설명할 땐 딴청을 피우다 같은 말을 몇 번씩이나 되풀이하게 만드는 등의 행동은 똑같은 인격체인 캐디를 화나게 만든다. ‘○○씨’처럼 이름을 부르지 않고 ‘언니, 아가씨, 봐라’ 등의 호칭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 오는 말이 고와야 고운 말이 나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성숙한 골퍼, 세련된 매너의 골퍼라면 캐디가 시큰둥한 태도를 보일 때 소리를 지르기에 앞서 내 행동 먼저 살펴보는 여유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공동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