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뿔을 들이대고

제4보(25~35)


흑25로 참고도1의 흑1에 끊으면 백은 2로 내려선다. 흑은 3으로 꽉 잇는 정도인데 백도 4로 꽉 잇는다. 필연적으로 백12까지의 절충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 진행이라면 중원의 주도권을 장악한 백이 압도적으로 좋다. 이상이 이영구4단의 연구발표였고 동료 기사들이 모두 수긍했다. 대국 당사자인 최철한도 이 그림이 꺼려져서 이 코스를 밟지 않았음이 나중에 밝혀졌다. 백26은 노타임. 흑27에는 5분의 시간이 투입되었다. “되몰려고 생각하는 걸까?”(홍성지) “아닐 거야. 나가긴 나갈 텐데 호흡을 가다듬는 것이지.”(윤준상) 되몬다는 것은 참고도2의 흑1을 말함이다. 백2면 또 흑3으로 몰고 흑9까지(백4는 2의 아래 이음) 절충이 이루어질 것이다. 흑의 외세도 상당하므로 일단 고려해볼 만한 가상도임에는 틀림없다. “잠깐 생각은 해봤다. 하지만 후수가 되기 때문에 흑이 나쁜 것 같아서 포기했다.”(최철한) 돌이 왜각대각 부딪치는 근접전이다. 싸움이라면 전세계의 어느 누구도 겁내지 않는 이세돌과 최철한이 뿔을 정면으로 들이대고 있다. 도쿄의 일본기원 특별대국실. 같은 대국실에서 유창혁9단과 송태곤7단이 3, 4위 결정전을 치르고 있다. 이세돌이 이긴다면 그로서는 6번째 세계대회 우승이고 최철한이 이긴다면 평생 처음으로 세계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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