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여러 지면과 방송들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난제를 해소할 수 있는 키워드로 여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여성이라는 화두는 여성권익의 차원을 넘어서 새로운 사회를 여는 대안으로 뚜렷이 떠오르는 추세다. 하지만 출산율이 급속히 저하하고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는 동시에 가족의 역할이 크게 변하고 있는 현실을 맞아 잠재된 여성의 힘을 사회변화의 동력으로 이끌려면 선결해야 할 정책적 과제가 많이 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 상승률은 1%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소득 2만달러로 진입하는 시기에 여성 경제활동이 평균 9% 이상 급격하게 증가했다. 고학력 여성의 취업률을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78.1%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57.6%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남성 가장 중심의 1인 생계 부양자 모델로는 2만달러 시대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육아에 대한 지원, 재취업을 위한 훈련 제공 등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과거와 달리 여성의 사회진출과 맞벌이가 불가피한 사회환경 속에서 가족에게 거는 기대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아이양육ㆍ노인부양ㆍ가족간호 등 가족 안의 돌봄 노동은 당연히 가족 중 여성의 몫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가족 내 돌봄 노동의 문제는 가족위기의 요인이 되고 있다. 더 이상 여성만의 책임으로 넘겨지거나 단순히 개별 가족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치부해서는 감당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가족의 안정을 위해서도 가족 내 돌봄 노동을 사회화하는 제도와 정책을 만드는 것이 우리 사회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여성의 힘’이 우리 사회의 희망이다. 잠재된 여성인력을 깨우고 활용하는 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이루기 위한 방안이다. ‘여성에게 도약을, 가족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를 만들려면 여성의 힘을 억눌러온 장애 요인들을 제거하고 여성들의 지위변화에 따른 가족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이 그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