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부정 행위가 광주, 서울, 전북, 충남 등 전국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험 관리 책임을 묻는 국가 상대 손배 소송이 가능한지 관심을 끌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예정대로 오는 14일 수험생들에게 성적표가 도착할 수 있도록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입시 일정에 일부 차질이 빚어질 경우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여론은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대규모 부정행위가 이뤄진 지역에서는 해당 감독 교사나 감독관 교육을 제대로실시하지 않은 시.도 교육청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다.
수능 부정행위를 제대로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소송을 제기할 경우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감독관 또는 교육청의 `직무 유기'를 어떻게 입증하느냐는 것.
당장 교육인적자원부조차 수험생 숫자에 비해 부정행위자 비율이 높은 곳이 있는 등 관리 감독의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감독자가 책임을 다했는지 여부를 따져 징계를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송 주체가 수능 시험 현장에서 감독관의 `불법 행위'가 명백하게 있었고 그로인해 수험생이 피해를 봤다는 증거와 함께 수능 시험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승소 가능성이 있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그러나 불법 행위 자체를 판단하는게 쉽지 않은 데다 불법 행위로 다른 수험생들의 성적에 명백한 불이익이 있었다는 것은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자신이 지원한 대학, 학과에 부정행위로 합격한 학생이 있을 경우 학교나 학과를 상대로 불합격취소 청구소송 등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명백히 자신이 부정행위로 피해를 봤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승소 가능성은 낮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능 무용론', `수능 폐해론'이 힘을 얻으면서수능을 자격 시험으로 전환하도록 국가를 상대로 행정소송이나 위헌법률심판제청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수능 시험에서 국가가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사실은분명하지만 관리 소홀과 그에 따른 피해를 명확히 입증하지 못한다면 소송은 어렵지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