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기업하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면 나는 제2의 개성공단 같은 것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러시아24 TV를 통해 방송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그것(제2개성공단 건설)은 전적으로 북한이 하기에 달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이 김정은(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으로의 권력세습을 상정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차세대 지명자가 됐다고 해서 카운터파트(상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혹시 김정일 위원장하고 만나게 될 때 (김정은이) 옆에 같이 앉으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의 연결사업과 관련, "서로 이해가 맞기 때문에 북한도 얼마 있지 않아 그에 대해 동의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 북서쪽 '천년고도(古都)'인 야로슬라블로 이동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에너지ㆍ자원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오는 11월 서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러시아 경제 현대화 추진, 에너지ㆍ자원 및 극동시베리아 개발 등 양국 공통관심사에 대한 실질협력 증진방안 등을 논의하고 한반도와 동북아를 포함한 국제정세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이루려면 평화공동체 구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북한의 비핵화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두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 및 한반도 평화ㆍ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지난 2008년 7월 일본 도야코(洞爺湖) 주요8개국(G8) 확대정상회의, 그해 9월 러시아 방문,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라퀼라 G8 확대정상회의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정치 분야 다보스포럼'이라 일컬어지는 야로슬라블 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나라가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룬 경험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또 21세기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른 민주주의 발전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건강한 시민사회, 양극화 문제 대비 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와 만나 한일관계 협력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