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린란드가 빙하 녹으니 '자원 寶庫'로

원유 추정 매장량 500억배럴로 세계7위 규모<br>수입 절반 주는 대가로 덴마크서 외교권 얻기도



순록과 개썰매로 상징돼온 북극의 그린란드가 원유 개발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빙하가 녹고 맨땅이 드러나면서 원유 탐사를 해보니 엄청난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탐사된 그린란드의 원유 매장량은 500억배럴로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7위로 추정된다. 그린란드에는 이 밖에 금ㆍ은, 알미늄, 아연, 철광석, 알루미늄, 보석 등 수많은 자원이 묻혀 있어 개발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지난해 10월부터 지진파 탐사를 벌여 온 셰브런, 엑슨모빌, 허스키 에너지 등 영국과 노르웨이의 석유회사들이 최근 서부 해안에서 시추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그린란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섬이지만 거의 전지역이 빙하로 덮여 있여 지난 1990년대 원유가 처음 발견되고도 메이저 석유개발회사들의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혹한에 따른 원유 생산 비용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석유가스저널(OGJ)에 따르면 이 지역의 원유 생산비는 배럴당 평균 46달러로 다른 지역의 20달러에 비해 거의 두배나 된다. 그러나 올들어 유가가 두배 가까이 뛰고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지자 세계 유수의 석유회사들이 속속 원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서해안 디스코만 지역의 경우 연중 얼음이 얼지 않는 날 수가 2000년을 전후해 150일에서 180일로 늘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그린란드의 원유 매장량은 500억배럴로 이는 지금껏 북해 유전에서 퍼 올린 전체 원유량보다 더 많다. 금액으로도 현시세인 배럴당 100달러로 쳐도 무려 5조달러에 이른다. 지질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급속히 녹고 있어 앞으로 원유를 비롯한 더 많은 자원들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유가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북동 해안의 경우 314억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지역은 3미터의 얼음이 두껍게 얼어 있어 1년에 겨우 한달 정도만 배가 드나들 수 있다. 그린란드가 자원의 보고로 떠오르면서 덴마크와의 관계에도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그린란드엔 982년 바이킹의 족장 에릭 더레드가 살인죄로 아이슬란드에서 추방돼 오면서 유럽인의 정착촌이 형성됐고, 그후 18세기에 덴마크가 거의 버려진 이 땅을 식민화했다. 5만여명의 인구중 이누이트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린란드는 2004년 덴마크 정부와 협상해 앞으로 15년동안 원유 생산수입의 절반을 덴마크에 주는 대신 독자적인 외교권 등 이전 보다 광범위한 자치권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한스 에녹센 총독은 그린란드 수도인 누크시에서 "앞으로 10여년 후면 그린란드가 국제 원유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그러나 원유 등 각종 자원 생산에서 오는 수입은 전적으로 그린란드에 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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