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6월20일] 워털루…증시…정보

1815년 6월20일 런던증권거래소. 팔자 주문이 쏟아졌다. 투매의 진원지는 네이선 로스차일드(Nathan M Rothschild). 워털루 전투의 승패에 신경을 기울이던 상황에서 정보가 가장 빠르다는 네이선이 개장부터 공채를 팔아 치웠기 때문이다. ‘영국 패배’라고 여긴 사람들이 채권과 주식을 던지는 동안 네이선은 남몰래 물량을 거둬들였다. 헐값으로. 투자자들의 짐작은 반만 맞았다. 네이선은 정보를 갖고 있었지만 내용이 정반대였던 것. 네이선은 ‘영국의 대승’이라는 독점정보와 시장의 심리를 역이용해 100만파운드 이상을 벌었다고 전해진다. 요즘 가치로 9,800억원에 해당되는 돈이다. 네이선이 정말 그만한 돈을 순식간에 챙겼을까. 수많은 설이 있다. 봉화요원을 매수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차익을 남겼다는 설과 반(反)유대정서가 실제보다 부풀렸다는 설이 상존한다. 분명한 사실은 두 가지. 첫째, 정보가 빨랐다. 네이선이 전투 결과를 접한 게 20일 새벽. 웰링턴 장군의 공식 전령이 쉬지 않고 달려와 승전보를 전한 시각인 21일 밤11시보다 거의 이틀을 앞섰다. 비둘기와 쾌속범선을 이용한 사설 정보망 덕이다. 두번째는 이때부터 로스차일드가의 다섯 형제들이 영국과 프로이센ㆍ프랑스ㆍ오스트리아 등에서 최고의 금융자본으로 떠올랐다는 점. ‘로스차일드의 지원이 없는 한 어떤 왕도 전쟁을 할 수 없다. 옛날 유대인은 한 왕(로마 황제)에게 복종했는데 지금은 유럽 군주들이 한 유대인에게 머리를 조아린다’는 말도 생겼다. 세계 금융계를 100년 이상 지배했던 로스차일드의 요즘은 어떨까. 막후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예전만 못하다. 가문의 재산을 지킨다며 근친혼에 집착한 폐쇄성과 정보 독점구조의 붕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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