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눈높이’를 보여주는 잠재성장률을 놓고 정부와 민간 사이에 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음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민간은 이미 4% 초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극찬한 보고서에서는 4% 후반으로 제시한 것이다. 잠재성장률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하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보다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6~17일 열리는 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에 제출한 논문 ‘한국의 잠재성장률 및 자연실업률 추정과 변화추이’에서 “지난 2004년 현재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4.2~4.3%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송 연구위원은 이어 “잠재성장률은 83~89년 8%대에서 외환위기 전(90~97년) 6.7%로, 2000~2004년에는 4.4%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위원의 분석은 불과 이틀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8개 국책연구원장이 ‘동반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이란 이름으로 집필해 노 대통령에게 보고, 극찬을 받은 보고서에서 제시된 수치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보고서에서는 2001~2004년 잠재성장률을 4.8%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히는 잠재성장률도 5% 수준이다.
송 연구위원은 “2004년 중 우리의 잠재성장률은 4%대 초반으로 추정된다”며 “잠재성장률 5%대에 맞춰 경제정책을 운영하면 결국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5% 잠재성장률을 염두에 두고 총수요를 관리하는 것보다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