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부가서비스 규제 불만 거세
"당국, 마케팅활동 간섭 지나쳐"… "수수료 인하 명분쌓기" 분석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
신용카드업체들이 금융감독당국의 일방적인 카드 부가 서비스 규제 및 수수료 인하 움직임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23일 열리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공청회'도 '수수료 인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수순에 불과하다는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당국은 지난 7월 카드업계로부터 부가서비스 모범 규준 제정과 관련해 의견서를 받았지만 "카드사들이 제시한 의견이 구체적이지 않다"며 의견서를 다시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상당수 카드사들은 감독당국의 요구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요구 내용이 추상적이고 모호해 답신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아 구체적인 답신을 만들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전했다.
금융감독당국은 무리한 할인 및 포인트 제공 등 부가서비스 때문에 손실이 나지 않는 카드 모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카드업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수익성을 갖춘 모델을 개발해 보고해왔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카드의 수익원은 크게 가맹점 수수료와 현금서비스ㆍ카드론에 따른 이자수입 등으로 나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1인당 카드사용액, 포인트 비용 등을 일률적으로 전망하기란 아주 어렵다"면서 "감독당국이 카드사의 재무 건전성을 넘어 개별적인 마케팅 활동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의견서 제출을 요구한 것은 부가서비스 과당 경쟁 방지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해 업계의 자율적인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는 감독당국이 카드 수수료 인하 명분을 쌓기 위해 부가서비스 축소를 유도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국이 부가서비스 축소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만큼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지가 있다는 논리를 내세워 수수료 인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카드 수수료 개선을 위한 공청회 날짜가 불과 이틀 전에 발표된데다 공청회 자료도 제대로 배포되지 않아 금융당국이 '수수료 인하'를 전제로 그저 모양을 갖추기 위해 공청회를 강행한다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8/22 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