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국형 원전 첫 수출 가능성 커져

한전 "10基 수출땐 GDP 3% 견인"…터키·필리핀등과 적극 접촉


원자력발전 상업운전 30년을 맞아 한국형 원전의 첫 해외수출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다. 한국전력은 9일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안정성과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제3세대 원전(APR1400)의 개발을 마친 뒤 터키는 물론 필리핀ㆍ미국ㆍ중동국가 등에 본격적인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한국형 원전의 첫 수출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게 사실이다”면서 “10기를 수출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3%를 견인하는 효과가 있을 정도로 경제적 가치는 막대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국내 최초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원전의 상업가동 30년을 기념하는 ‘원자력발전 30주년 기념식’과 심포지엄을 열었다. 기념식에는 한승수 국무총리 등이 참석했고 심포지엄에는 유리 소코로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비롯해 국제 원자력산업계의 거물인 레미 오뜨베르 프랑스 아레바 부회장과 티모시 콜리어 미국 웨스팅하우스 부사장, 켄 페트러닉 캐나다 AECL 원자력분야 사장 등이 참석해 한국의 원전산업에 관심을 표명했다. ◇무르익는 한국형 원전 수출=한국형 원전수출을 위한 주요 국가들과의 접촉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먼저 지난 2002년까지 최대 5,000㎿ 규모의 신규 원전을 건설할 예정인 터키가 유력한 후보다. 최근 한전은 터키의 최대 건설업체인 엔카그룹과 ‘원전공동수주를 위한 공동개발 협정’을 체결했다. 한전은 필리핀의 원전건설 재개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필리핀 정부의 요청을 받아 1984년 원전건설 도중 중단된 ‘바탄원전’의 사업재개를 위해 타당성 조사를 6월부터 1년간 진행한다. 이 사업이 재개될 경우 한국형 원전수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원전재개사업에도 뛰어든다. 15기의 원전을 운영 중인 우크라이나는 오는 2030년까지 12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고 한전과 ‘원자력사업 협력협정’을 체결한 뒤 흐멜니츠키 3ㆍ4호 원전사업에 한전의 참여를 요청했다. 한전은 현재 사업참여 방식에 대한 검토와 실무그룹협의를 우크라이나 원자력공사와 진행하고 있다. 아랍권 국가들과의 원전건설 협력도 무르익고 있다. 한전은 원전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요르단에 5월 원전사업 민관합동 대표단을 파견해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한전ㆍ요르단 원자력위원회 간의 원전건설 전반에 걸친 협력 양해각서 체결이 조만간 가시화될 예정이다. 이외 사우디아라비아ㆍ카타르ㆍ오만ㆍ바레인ㆍ쿠웨이트 등 걸프만 6개국과도 원자력협력 양해각서, 협력협정 등을 체결할 예정이다. ◇국내도 원전비중 확대 필요=전세계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원전비중을 늘리는 것처럼 우리나라 역시 원전비중의 확대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자원보유국의 ‘자원민족주의’가 강화되고 해외자원개발 여건도 악화됨에 따라 원전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연료인 우라늄은 매장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고 장기계약에 의해 개발ㆍ수입되고 있어 공급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여기에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도 원전은 유력한 대안이다. 1㎾h를 발전하는 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유석탄 357g, 중유 246g, LNG 188g 등인 반면 원자력은 ‘0’다. 또 지난해 말 기준 1㎾h를 발전하는 데 드는 원가는 석탄 22원, LNG 83원에 비해 원자력은 3원에 불과하다. 최근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원자력발전의 적정비중 목표로 원전 설비비중을 지난해 기준 26.0%에서 2020년에는 29.0%로 늘리고 2030년까지 37~42%로 확대하는 안을 제시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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