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 잇단 '음모론' 검찰수사서 실체 드러날까

"기아차ㆍ대우 몰락에 삼성 보이지 않는 손 작용"

삼성 잇단 '음모론' 검찰수사서 실체 드러날까 "기아차ㆍ대우 몰락에 삼성 보이지 않는 손 작용" 관련기사 • 'X파일' 보고라인으로 의심받는 면면들 • 'X파일 폭로' 몰고온 국정원 무더기 해고 안기부 불법 도청사건을 계기로 삼성그룹이 1990년대 후반 대기업의 몰락과정에 직간접 개입됐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와 X파일과 김우중씨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서 삼성 음모론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물론 1990년대 후반 대기업의 붕괴는 한국의 외환위기 전후 차입경영을 버티지못한 기업의 자체 몰락이라는 게 정설이지만 X파일이 불거지면서 삼성이 금융계열사를 동원, 모종의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삼성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대기업이 몰락한 것으로 의심받는 대표적인 사례는 기아차 사태이다. 이는 X파일 녹취록에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과 이학수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간 대화에 기아차 인수문제가 구체적으로 언급됐다는 점에 기인한다. 녹취록에는 김대중 당시 대선 후보가 기아차 인수문제와 관련, 홍 사장에게 "삼성이 갖고 있는 복안을 당당하게 밝혀 공론화하면 당 정책위에 검토시켜 가능한 한도와줄 것", 이회창 후보도 "기아차 인수에 힘을 써보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됐다. 이런 발언이 소개되자 기아차 몰락은 삼성이 기아차 인수를 위해 기아차 흔들기에 나섰고 금융계열사들이 5천억원 가량의 자금을 회수한 것이 한 원인이라는 의혹이 대우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증폭됐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자금회수가 다른 금융기관의 자금회수로 이어져 기아차의 자금난을 가중시켰다는 것. 그러나 삼성은 이런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면서 기아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1997년 10월 금융계열사의 대출규모는 1천865억원으로 1996년말 2천22억원보다157억원 감소한 수준이고 오히려 기아차가 법정관리 신청 전 100억원을 추가대출했다고 해명했다. 1999년 대우그룹이 몰락한 데도 삼성이 악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김우중씨 분식회계, 사기대출, 외화밀반출 혐의에 대한 대검 중수부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1998년 12월부터 삼성그룹과 대우그룹간 삼성자동차, 대우전자 빅딜 논의가 진행중인 와중에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대우의 여신을 회수하기 시작했다는 게 이 주장의 핵심이다. 1998년 말부터 1999년 4월까지 삼성계열사들이 거둬간 대우 여신이 8천억원이라는 추산도 있고 1999년 3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간 승지원모임에서는 김 회장이 삼성의 자금회수를 중지해달라는 강한 요구를 했다는 후문은대우몰락에 대한 `삼성작용설'에 무게를 보탰다. 기아차나 대우그룹의 몰락과정을 둘러싼 삼성의 음모론은 그동안 무성한 소문으로만 떠돌았지만 이제는 검찰의 수사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그 실체가 얼마나 드러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X파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녹취록 내용의 진위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이고 김우중 전 회장을 조사중인 대검 중수부도 대우그룹의 몰락과정을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짚어볼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입력시간 : 2005/07/29 10:04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