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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6월 21일] 연예인 CEO를 꿈꾼다면…

연예인 최고경영자(CEO)란 연예인 출신의 CEO나 또는 연예활동과 사업을 병행하는 연예인을 지칭하는 말이다. 요즘 이른바 연예인 CEO가 점점 늘고 있다. 연예인이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연예인이 무슨 사업’이냐며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과 ‘연예인 이름 값이 있으니 사업하면 잘 되겠지’라며 덮어놓고 추어올리는 시각이다. 두 시각 모두 연예인이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이다. 연예인의 사업분야는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연예인을 키워내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부터 속옷, 화장품, 온라인 쇼핑몰, 외식업체 및 필자가 몸담고 있는 웨딩사업 등 실로 다양하다. 연예인이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에는 연예인이 사업을 한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도 있지만 사업을 세컨드잡(second job)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연예인 CEO의 태도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사업은 엄청난 노력과 시간ㆍ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 일이다.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사업에 쏟는 전업 CEO들의 관점에서 보면 TVㆍ라디오 등의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의 모습에서 CEO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사업이란 CEO의 땀과 눈물, 숨이 막힐듯한 중압감, 막중한 책임감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극복해야만 비로소 결실을 맺는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사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벌써 9년째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었으니 이제 발전만이 남았다며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10년 가까이 사업을 해오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사업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10년 동안 무대에서 받은 박수도, 가수라는 명함도 아닌 오로지 실력뿐이다. 경쟁력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아주 단순한 진리를 깨달았다. 필자가 웨딩사업을 시작했을 때 웨딩시장은 15조원 규모의 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유통체계라는 것이 없었다. 웨딩컨설팅 업체는 체계적인 시스템 없이 웨딩플래너를 기반으로 동행을 하나의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었다. 필자는 웨딩컨설팅 대신 생소한 정보기술(IT) 웨딩서비스를 표방하고 유통구조와 시스템을 만들어갔다. 필자가 과거의 명성을 발판으로 기존 웨딩컨설팅과 똑같은 방법으로 접근했다면 소비자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지금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무대에서는 팬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는 가수였지만 무대 밖 세상에서는 새로운 일을 시작해 아직은 배울 것이 더 많은 새내기 사업가일 뿐이다. 연예활동과 사업을 병행하는 연예인 CEO와 CEO를 꿈꾸고 있는 많은 연예인에게 꼭 전하고 싶다. 연예인이 사업을 한다는 것이 절대적인 경쟁력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사업 초기에 연예인이라는 명함이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오히려 핸디캡과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 소비자들은 연예인 CEO에 더 큰 기대치를 갖고 있고 똑똑하고 현명해진 소비자의 기대치만큼 만족을 줄 수 없다면 연예인이라는 명함은 이득이 아닌 리스크로 돌아오게 된다. 연예인이라는 이름은 마치 양날의 칼처럼 유용하기도 하지만 위험하기도 하다. 연예인 CEO는 단순히 연예활동을 할 것이냐, 사업을 할 것이냐의 양자택일의 문제만은 아니다. 자기 사업분야에 대한 전문가적 소양, 일과 회사를 생각하는 CEO로서의 진정성,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연예인인지 아닌지보다는 사업을 하는 CEO로서의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 필자 또한 이제 연예인CEO가 아닌 정도(正道)의 CEO로 거듭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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