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뷰] 이순희 조흥은행 삼풍지점장

『많은 동료들이 떠나감으로써 주어진 자리라고 생각하니 기쁨보다는 착잡함이 앞섭니다. 그래도 많은 여행원이나 고졸출신 직원들에게 「노력하면 기회가 온다」는 희망을 주게 돼 보람을 느낍니다』 조흥은행이 지난 17일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지점장 240여명 등 70%의 간부직원이 자리를 옮긴 이번 인사에서 한꺼번에 4명의 여성 지점장이 탄생한 것.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사람은 여자농구선수로 입행해 서울 서초동 삼풍지점장을 맡게 된 이순희(47)지점장. 운동선수로 입행한 여직원이 지점장까지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력하면 기회가 온다」는 신조를 몸소 보여준 셈. 주목을 받은 인사이니만큼 책임도 무겁다. 『이번에 은행을 떠나게 된 많은 동료들로부터 격려의 말을 들으면 고마움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게 李지점장의 솔직한 심정. 게다가 70년 입행 당시 농구팀에서 지금까지 은행에 남아있는 유일한 멤버인 李씨는 옛 농구 동료들의 기대도 한몸에 안고 있다. 李지점장은 『은행이 어려워졌을 때도 믿고 돈을 맡겨준 고객들이야말로 고마운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두가지.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은행 위상이 흔들리면서 떠나간 고객들을 되찾는 것과 삼풍지점을 서비스 최고점포로 만드는 것이다. 李지점장은『은행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은 서비스』라며 『고객 위주로, 고객 입장에서 업무를 처리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70년 숙명여고 졸업 후 조흥은행 농구팀에 스카웃된 李지점장은 약 3년간의 선수 및 매니저생활을 마친 후 각 지점과 출장소를 두루 거쳐 입행 28년만에 대표적인 가계성 점포인 삼풍지점장으로 발령받았다.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예금섭외능력은 이미 정평이 난 수준. 170㎝의 훤칠한 키에 선수생활 은퇴 후에도 꾸준히 등산을 해 온 덕분에 『체격이나 체력면에서 웬만한 남자 직원들에게 뒤지지는 않는다』는 李지점장은 『은행에서도 여성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는 것같아 기쁘다』며 웃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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