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금융규제 강화 움직임이 이는 가운데 싱가포르도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헤지펀드 천국'을 표방하며 글로벌 헤지펀드 유치에 열을 올렸던 행태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중앙은행(MAS)은 헤지펀드 운영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규제 강화와 관련한 업계의 의견을 들었다.
비공식적으로 진행된 이번 회동은 싱가포르 통화 당국이 효율적인 헤지펀드 규제에 나서기로 마음을 정했다는 의미라고 FT는 풀이했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규제 강화 물결을 싱가포르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신설될 헤지펀드 규제는 자산규모 요건과 양질의 매니저 요건, 운용 자본금과 수수료 요건, 법률면책 조항의 재정비 내용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동안 싱가포르는 헤지펀드 유치를 위해 각종 규제 완화와 더불어 면세 혜택까지 부여해 왔다. 이에 힘입어 홍콩과 런던에서 활동하던 헤지펀드들이 규제 비용을 피해 싱가포르로 대거 본거지를 옮기기도 했다.
헤지펀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가 계속 탈규제의 천국으로 남을 경우 선진국들과 경쟁국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여건이 규제 강화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싱가포르만이 계속 탈규제의 천국으로 남아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