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까지만 기대했는데 이제는 세상을 다 가진느낌입니다" 27일 새벽 아테네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급 결승에서 한국 레슬링의 '다크호스' 정지현(21. 한국체대3) 선수가 쿠바의 로베르토 몬존을 누르고 금메달을 확정짓자 안양시 만안구 정 선수의 집은 온통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이날 정 선수의 8강전이 벌어졌던 오후 3시30분께부터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삼성아파트 정 선수 집에 모인 친척과 이웃 주민 등 50여명은 거실만으로 모자라 현관 문밖까지 길게 늘어선 채 정 선수의 금메달 소식에 기뻐했다.
아버지 정동주(56)씨는 "아테네로 떠나기 전에 아들이 '금메달을 꼭 따오겠다'고 다짐하는 것을 보고 너무 믿음직스러웠는데 이렇게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을 보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고 세상을 다가진 느낌"이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그는 또 "여섯살 터울의 큰형과의 씨름에서도 이겼을 정도로 힘이 장사였다"며 아들을 한컷 치켜 세웠다.
이날 경기에서 정 선수가 1세트 후반에 2점을 선취하자 "정지현! 이겼다!"를 외치며 잔칫집처럼 환호하던 가족과 주민들은 연장에서 1점을 보태 정 선수의 승리가 결정되자 서로 부둥켜 안으며 환호했다.
갑상선암으로 투병중이면서도 아들의 승리를 빌어왔던 어머니 서명숙(49)씨는 "솔직히 4강까지만 가 주었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이렇게 결승까지 진출해 당당히 세계 정상에 선 것을 보니 대견할 뿐"이라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재은(13.안양 안일초6)양도 "안양시 전체가 난리"라며 " 유승민 오빠 탁구 금메달 이후 간절히 기다리던 금메달이라 더없이 기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3남 중 막내인 정 선수는 안양 석수초등학교ㆍ 범계중학교ㆍ 분당 서현고를 거쳐 현재 한국체대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으며, 한국 레슬링의 '다크호스ㆍ샛별' 등으로 불리며 올 5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안양=연합뉴스) 이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