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고액권 발행, 위폐 방지 및 도안 혁신, 액면 절하(디노미네이션) 등 화폐 선진화를 위한 신화폐 발행 문제를 총선후 정부와 협의하기로 했다.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경제상황과 갈수록 첨단화하는 위조기술에 맞서 화폐의 선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2002년부터 내부적으로 연구ㆍ검토해온 새 화폐 발행 문제를 총선후 정부와 협의, 연내에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총재는 “현재 최고액권인 1만원권은 1973년 발행됐지만 이후 30여년간 물가는 11배 오르고 경제규모는 100배나 커졌다”며 “이 같은 고액권 수요 증가에 맞춰 10만원권 수표를 발행하고 있지만 이는 1회용인데다 관리비가 많이 들어 연간 6,000억원 이상을 허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화폐 선진화방안이 올해 결정된다 해도 신권교환은 3년 후에나 시작될 수 있으며 적어도 5년이 지나야 교환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와 함께 연내 화폐 선진화방안이 결정될 경우 첨단 위조방지 시설과 함께 지폐ㆍ동전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기로 했다. 또한 지폐 도안도 조선시대 이씨 인물 중심에서 벗어나 고구려나 고려 또는 현대의 위인으로 폭을 넓히고 여성도 포함할 계획이다.
박 총재는 “정부와 협의를 통해 3가지 화폐 선진화 방안을 모두 한꺼번에 추진할지, 아니면 한가지씩 떼어서 시행할지, 아예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 할지 등을 연내 결정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3가지를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관명 기자 kimkwmy@hk.co.kr>